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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초등교감자격증 휴지 됐다"

광주 미발령자 "승진규정 바뀌니 서열 역전"
자격·직무연수 성적 '헐값', 벽지점수 '금값'돼

지난해 1월 31일부터 변경된 승진규정 때문에 그 이전에 높은 점수로 초등교감 자격을 취득한 21명의 교사들이 새 규정을 적용 받는 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리며 2년 이상 임용되지 못할 처지다.

2003년 8월 광주광역시 제8기 교감자격연수대상자(58명)로 연수를 받고 초등교감 자격을 취득한 이들 교사는 높은 자격·직무연수 성적으로 승진명부 상 중위권에 등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04년 1월 31일 승진규정이 자격·직무연수 성적 비중을 낮춰 상대적으로 벽지점수(2점 만점) 등 가산점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변경되고, 승진명부도 이에 근거해 작성되면서 순위가 한참 뒤로 밀리는 일이 벌어졌다. 개정 전 승진규정에 의해 교감자격연수대상자 중 상위권에 랭크된 교사들이 하루아침에 하위권으로 밀려나며 미발령 교사로 남겨진 것이다.

게다가 이들 교사는 개정 후 승진규정에 의해 지난해 교감자격을 취득한 9기 50명과 뒤섞여 올 3월 승진임용을 놓고 경쟁해야 할 처지다. 말이 경쟁이지 대부분 벽지점수도 없고 새 규정에 따라 자격·직무연수 성적이 헐값이 된 이들은 벽지점수로 무장한 경쟁자에 밀릴 수밖에 없어 또다시 미발령 위기다.

이에 미발령 교사들은 “승진규정 변경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 선자격취득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아무런 경과규정도 마련하지 않은 시교육청은 그나마 명부 ‘2회 이상 등재자’를 우선 임용하는 인사관리기준을 지난해 8월 ‘3회 이상 등재자’로 고쳐 올 발령기회마저 잃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처럼 미발령자가 적체된 상황에서 새로 임용대상자를 수요이상으로 배출하는 시교육청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정년까지도 임용될 희망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이들은 시교육위, 시교육청, 광주시교총을 차례로 방문해 우선 임용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 같은 ‘서열 뒤바뀜’ 현상은 지난해 1월 31일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이 개정되면서 이전까지 가산점과 승진을 좌우했던 자격·직무연수 성적 비중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즉 개정 전에는 자격연수 한 번, 직무연수 세 번의 성적을 모두 반영했지만 개정 후에는 직무연수의 경우, 세 번 중 한 번의 성적만 반영하고 두 번은 이수 시 무조건 만점처리 해 연수자 간 성적차가 크게 줄었다.

여기에 각 자격·직무연수 성적을 환산점으로 산출할 때도 100점 만점자와 80점 이하자의 급간 점수 차를 크게 줄인 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개정 전에는 자격연수 100점 취득자의 환산점이 9점, 80점 이하 자가 7.2점으로 1.8점이나 급간 점수 차가 났다. 또 직무연수도 세 번 모두 100점을 받은 자가 18점(각 6점), 세 번 모두 80점 이하를 받은 자가 14.4점(각 4.8점)으로 급간 차가 3.6점이나 돼 최대 5.4점까지 벌어지게 된다.

그러나 개정 후 산출 방식에 따르면 최대 급간 차는 2.2점으로 뚝 떨어진다. 자격연수 100점 만점자의 환산점은 9점으로 동일하지만 80점 이하가 8점으로 상향돼 급간 차가 1점으로 좁혀졌다. 또 단 한번 반영되는 직무연수의 경우 100점을 받으면 6점, 80점 이하를 받으면 4.8점으로 1.2점 밖에 벌어지지 않는다. 결국 자격·직무연수 성적의 최대 차가 2.2점으로 낮아지게 된 것이다.

이처럼 자격직무연수 성적의 변별력이 상실되면서 상대적으로 가산점, 특히 벽지점수의 위력이 절대적이 됐다. 벽지점수가 없다는 S초 P교사는 “이전에는 벽지점수가 없어도 자격 직무연수 성적만으로 중위권에 속할 수 있었으나 승진규정이 개정되면서 지금은 거의 꼴찌 순위”라며 “연수점수가 비슷해지면서 이제는 벽지점수나 특수학급 점수가 없으면 승진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발령 교사들은 올 승진임용에서 일부 교사가 발령 받고 내년까지는 나머지 교사들이 교감으로 발령 나길 기대한다. 하지만 올해도 교감연수 대상자를 30~40명씩 뽑는다면 2006년에도 다 임용되지 못할 것이라고 개탄한다. 한 해당 교사는 “내년 3월이면 명부 3회 등재로 우선임용 대상자가 되지만 내년 교감 발령 인원이 20여명 정도라 올해 연수대상자를 30명씩 뽑으면 그들에 밀려 우리의 자격증은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미발령 교사들은 “시교육청은 선취득자 우선발령을 확실히 보장하거나 올 연수대상자를 20명 가량만 선발해 수급에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장기간 승진대기로 주위 동료나 후진들의 승진 장애물로 인식되는 스트레스와 자괴감에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이에 대해 광주시교육청 인사 담당자는 “시교육청 계획에 의거 연수인원은 최소화할 계획이지만 10여명 대의 인원은 아니며 별도의 반을 구성할 만큼의 인원을 뽑을 방침”이라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현재 바뀐 승진규정으로 인한 불이익은 전국적인 사정이어서 광주시 미발령 교사들의 활동이 알려질 경우, 타 시도에서도 관련 교사들의 진정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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