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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송파의 '과거와 오늘'을 걷다

 

 

한강 역사 탐방 2회 째를 잠실역에서 시작하였다. 잠실역 2번 출구에서 가이드와 만나 오늘의 일정을 안내받았다. 잠실은 1989년 부터 3년간 경험했던 출근 길목이어서 더욱 친근함이 있는 곳이다.

 

먼저 삼전도비를 찾았다. 이곳은 조선시대 병자호란 때인 1636년 인조임금이 남한산성에서 45일간 항쟁하다 결국 청나라 군대의 본영이 있던 삼전도로 나와 항복한 뒤 1639년에 세운 청 태종 공덕비이다. 이 비가 최초로 세워졌던 곳은 지금의 송파구 삼전도 나루 근처였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현재의 위치(송파구 잠실동 47번지)로 옮겨졌다.

 

그 시절 조선 왕조의 왕과 관리들은 얼마나 힘든 상황이었을까?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로 과거의 아픔을 등불로 삼아 미래를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500년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것들은 흘러 갔고 당시의 아픔도 다 잊혀진 것은 아닌가?

 

오늘날도 변함없이 우리는 주변 강대국 사이에서 국가 정체성을 잃지 않고 지켜 나가는 것은 우리의 정신이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지금은 영토를 점령하기 위한 전쟁 보다는 경제, 문화 등 각종 분야에서 상호간의 소통이 잘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염려하는 것은 내부 분열이요 방심이 아닐까! 도심이 발전하고 집값 상승에만 관심이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해 질 것은 뻔하지 않는가. 이 나라의 정치가라는 사람들이 이 역사의 현장을 잊지 말고 후손에게 남길 정신적 유산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석촌 호수공원은 20여년 전과는 달리 수목이 울창하게 우거져 옛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그리고 부근에는 최신 기술을 도입하여 건설한 롯데 타워가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높이가 555m이고 연면적은 축구장 110개에 이르며 고용인구가 2만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한 마디로 백제 옛 고도의 향기와 최고 기술문명의 건축물인 현대가 함께 공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석촌호수를 둘러싼 산책길을 걸어 송파나루터에 도착하였다. 이곳 송파나루는 서울과 광주를 잇는 중요한 나루로, 잠실과의 사이를 왕복하고 땔나무와 담배 등을 서울에 공급하였다. 이곳에는 송파진의 군영이 있었으며, 조선시대 전국 10대 상설시장의 하나로 꼽힌 송파시장을 배경으로 번성하여 많은 물자들의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교통요지였다고 한다.


마지막 둘러본 곳은 서울 석촌동 고분군이다. 석촌동은 원래는 경기도 광주군 중대면 송파의 한 마을이었다. 이곳에는 예로부터 돌이 많았기에 ‘돌마리’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곳은 백제 초기의 무덤이다. 1975년 5월 27일 대한민국의 사적 제243호 석촌동백제초기적석총으로 지정되었다가, 2011년 7월 28일 지역명 병기 및 한글맞춤법(띄어쓰기)을 적용하여 문화재 명칭이 서울 석촌동 고분군으로 변경되었다.

 

그 돌마리가 1914년 경기도 구역 확정에 따라 한자명으로 석촌리라고 불렸다가 1963년1월1일 서울시에 편입되어 석촌동이 되었다. 앞으로 여러 나라들의 각축지였던 이곳이 역사적으로 잘 보존되고 세계에 알려지는 역사유적지 한강이 될 날을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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