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개발원이 최근 내놓은 `전국 청소년 생활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70% 이상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개발원은 지난 2000년에도 동일한 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번 제2회 조사는 2004년 6월부터 7월까지 전국 50개 학교 3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설문 결과, 현재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청소년은 73.1%로 나타났으며 2000년 조사결과(70.0%)에 비해서도 약간 증가했다.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만족한다’는 청소년도 66.5%로 2000년 65.4%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우리사회 현실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16.4%에 머물렀으며 2000년(15.0%) 조사와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학교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청소년은 54.0%였는데 이 비율은 2000년 43.5%에 비해 다소 증가한 것이다. 평소에 교사와 대화를 나누는 청소년은 36.8%에 머물렀지만 2000년(28.8%)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선생님이 나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48.8%로 4년전(45.3%)보다 증가했다. 교우관계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84.7%로 매우 높았고 4년전(78.8%)에 비해서도 상승했다.
2000년 제1회 조사결과와 비교해볼 때, `부모가 자신을 이해하고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들은 크게 증가했고(부친 46.8%→64.2%, 모친 61.5%→76.9%) `앞으로 부모님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응답도 45.4%에서 50.9%로 늘었다. 특히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부모님을 부양하겠다’는 청소년도 60.9%로 2000년 56.2%에 비해 상승했다.
인터넷 이용 급증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일주일에 3일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는 청소년은 74%로 2000년 61%보다 크게 늘었으며 `거의 매일 인터넷을 이용한다’고 답한 청소년도 43.2%에서 55.3%로 증가했다. 특히 `인터넷이 없다면 매우 불편할 것’이라는 응답은 30.7%에서 50.7%로 급증했다.
주된 고민거리로는 공부·학업문제(36.6%)가 가장 많았고 진로문제(24.9%), 경제적 문제(13.7%), 이성 문제(4.7%) 순으로 나타났다. 고민상담 상대로는 친구나 선후배(39.0%)가 가장 많았고 어머니(23.4%), 아버지(4.3%), 학교선생님(0.9%) 순이었으며 `아무하고도 상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청소년도 22.2%나 됐다.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늦어지더라도 사회적 혼란 없이 이뤄져야 한다’가 56.2%로 가장 높았고 통일을 원치 않는 청소년도 21.1%에 달했다. 통일 예상시기는 10년 이후(37.8%), 3~5년(11.2%), 1년 이내(4.3%)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고교 졸업후 대학에 진학하겠다’고 밝힌 청소년은 81.9%에 달했으며 집과 학원 등 학교 밖에서 공부하는 시간은 2시간 11분, 평균 TV시청시간은 2시간 3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이종원 청소년개발원 연구위원은 “4년전 조사보다 전반적인 생활만족도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00년에 비해 IMF의 직접적인 충격에서 많이 벗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 청소년들은 외국 청소년에 비해 가정과 학교, 사회현실에 대한 불만이 큰 편이지만 한국과 유사한 수준의 불만을 갖고 있으면서도 부모 부양의사나 국가 공헌의사가 매우 낮은 일본 청소년들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면서 “부모의 권위주의에 반발하면서도 부모 부양의사가 높고 사회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국가 공헌의사는 매우 높게 나타나는 등 높은 사회비판의식이 무관심이나 냉소주의로 흐르지 않고 적극적인 행동의지로 연결되는 것이 한국 청소년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