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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별도 재원 실패 시 ‘누리과정 논란’ 재현 우려

유보통합 성공의 조건 <2> 안정적 재정 확보

 
지자체 대응투자 등 5조 원 정도의 금액 이관 불투명
교육청 등 논의 중이나 지지부진… 법 마련도 어려

 

정부가 유보통합 첫발을 떼긴 했으나 재원 마련 문제는 미해결 상태다. 예산 추계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하겠다는 식의 막연한 입장이다. 수년 전 교육계를 뜨겁게 달궜던 ‘누리과정 예산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유보통합 실행 계획안 발표 당시 추가 소요 예산의 규모는 빠진 채 공개됐다. 통합기관 기준 논의에 따라 올해 말 확정 예정인 상황이라 규모조차 밝히기 어렵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문제는 교육청 등과의 협의에 따라 교부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식의 대책을 열어놔 교육 현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2023년 기준 영·유아 보육예산은 약 10조 원이다. 이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집행하던 5조 원 정도가 교육부로 이관된다 쳐도 나머지 지방자치단체 대응투자와 특수보육시책사업 등 5조 원 정도의 이관은 불투명하다.

 

교육계 등에 따르면 이 금액을 확보할 만한 방안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기존에 집행하던 시·도의 보육예산을 교육청으로 넘기는 기준을 만들어야 하나, 시·도와 교육청 간 협의에서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상황을 목격한 이들은 재원 마련의 지속성 측면에서 재정 이관의 기준을 법률에 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지역별로 시·도와 교육청의 협의로 금액을 정하는 것은 재원의 편차는 물론 매년 협상해야 하는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관 간 입장의 차이로 법 마련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보통합 관련 교사 증원, 교사 연수 확대, 방과 후 프로그램 강화, 급식 개선 등 교육·보육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소요 재원까지 고려한다면 예산은 더욱 필요하다.

 

그렇다고 교부금 사용은 교육 현장에 더 큰 부담을 불러올 위험이 따른다. 초·중·고 학교에서 디지털 전환 등 미래교육에 대비해야 할 일들이 산적한데 유보통합 비용까지 충당한다면 중장기적 교육 여건 개선은 멀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유보통합에 필요한 추가 재원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국·공립유치원 정규교사 확충과 투자 확대를 통한 교육환경 개선, 맞춤돌봄 인력의 충분한 확보, 기존 복지부 영·유아 보육 예산의 확실한 이관 등 재정 안정화 방안이 분명히 담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확실한 재정 투자 없이는 질 높은 영유아 교육을 제공한다는 유보통합의 취지를 실현할 수 없다"며 "유보통합의 상향평준화를 위한 일반 지자체 관련 예산 이관 및 국고 지원 방안이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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