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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 이상 우리 곁을 떠나는 교원 없어야

“너무나 안타깝게 떠난 후배 선생님을 추모합니다. 지난여름을 기억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우리가 힘을 합쳤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곳에서 늘 행복하세요!”

 

교총 홈페이지 속 ‘故 서이초교 교사 순직 1주기 추모글’ 중 일부다. 글 하나 표현 하나에 모두 미안함과 그리움이 담겨 있다. 전국 선생님은 유독 더웠던 지난해 7월 18일을 잊지 못하고 있다. 스물셋의 나이에 너무나 안타깝게 하늘의 별이 된 후배·동료 교사를 생각하면 목이 메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이들을 사랑했던, 그토록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교사의 죽음에 오열하고 분노했던 시간이 지나 어느덧 1년이 됐다.

 

기억과 슬픔은 남은 자의 몫이 된다. 교총은 15일부터 21일까지 추모주간을 정하고 전국 교원에게 고인을 애도하는 시간을 갖기를 청했다. 또 18일에는 서울시교육청에서 교육공동체 공동추모식을 개최한다. 전국에서 지역별로 학교별로 고인을 기리며 그 의미와 과제를 살펴보는 추모주간이 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이 우리에게 남긴 의미와 과제는 무엇일까?

 

전국 교원의 교육 정상화 의지 이끌어

아픔 딛고 교권 보호제도 완성 이루자

 

첫째, 심각한 교실 붕괴, 교권 추락의 현실을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 이전에도 수많은 사건과 통계, 교사들의 한탄과 눈물을 통해 교실 붕괴와 교권 침해의 심각성이 드러났지만 이처럼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적은 없다. 또한 점차 희미해지는 스승 존중 풍토 속에서 학교와 교원 존중 문화의 필요성을 사회에 인식시키는 계기, 권리만 내세우고 의무와 책임을 소홀히 하는 학교 문화에도 경종을 울리게 했다.

 

둘째, 50만 교원의 공교육 정상화 의지와 단합의 전환점이 됐다. 서이초 교사의 눈물과 한은 내 일이라는 동질감과 그간 교육자라는 이유로 참고 참았던 분노의 표출을 가져왔다. 진상 규명 촉구와 교권 보호제도 강화를 위한 집회가 전국 수십만 교원이 참여한 가운데 광화문과 국회 앞에서 총 12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하나의 점에서 시작된 자발적 성금 모금과 참여로 진행된 교사들의 검은 물결은 전무후무한 일로 교육역사에 남을 것이다.

 

셋째, 교권5법 개정 등 교권 보호제도 개선을 이끌었다. 교육기본법,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 아동학대처벌법의 개정을 통해 교권 침해 피해 교원 보호조치 강화, 가해 학생·학부모 조치 강화,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아니한다 등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 보호조치 제도 마련, 민원대응체제 마련, 교원보호공제제도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1991년 5월 교원지위법이 제정된 이후 가장 많이, 가장 강력하게 개정된 것이다.

 

반면 올 3월부터 교권5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됐지만, 아직 현장 안착이 되지 못하고 있다. 속초 체험학습 학생 사망 사고 관련으로 법정에 선 교사들, 초등학생에게 뺨 맞은 교감 선생님, 유명 웹툰 작가가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 서울, 대전, 충북, 전북, 제주 등 잇단 교원의 극단 선택 등 수 많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제 우리는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 모호한 정서학대의 기준을 명확히 하는 아동복지법 개정,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을 때는 교원에게 민·형사책임 면제토록 하는 학교안전법 개정 등 미완성된 교권 보호제도를 이뤄내야 한다.

 

이제는 우리 곁을 떠나는 교사는 없어야 한다. 사회와 정부, 정치권은 교권 침해의 후유증으로 발생한 교사의 열정과 전문성 약화는 우리 모두를 패배자로 만든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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