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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한국인의 문해력, 한글 속뜻 아는 것이 해결책이다

문해력 저하, 체감하는 사람 증가
국어 잘 하는 아이가 수업 즐긴다
한글은 문자이고 언어가 아니다
짧은 동영상 콘텐츠 과다 시청
선생님도 헤매는 한글의 속뜻
어휘력이 아이들의 정신 세계 결정

 

 

우리는 훌륭한 선조들 덕분에 1주일이면 뗄 수 있는 한글을 문자로 사용하고 있다. 이 한글이 정보화 시대를 맞아 세계로 널리 퍼져나가니 자긍심도 느낀다.

한자를 주로 사용하는 중국, 일본 1학년생은 3학년 책도 접근하기가 어렵다. 필자는 실제로 일본에서 대학생이 저자의 이름을 몰라 망설이니 교수가 읽어주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였다. 우리는 한글 덕분에 학교에서 1학년만 마치면 뜻은 완전히 몰라도 6학년 책도 읽어낼 수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거나 사전을 찾아보면 가능한 시대다. 그만큼 우리는 어려서부터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문해력은 정보를 제대로 잘 인식하도록 언어가 역할을 하여야 한다. 한글을 읽을 수는 있다고 해도 뜻을 제대로 이해하는 문해력에는 문제가 숨어 있다. 한글은 표음문자이고 한자는 표의문자이다. 한글은 음을 잘 알게 하고, 한자는 뜻을 잘 알게 한다. 한글은 배우기 쉬운 문자이고 한국어는 외국인이 배우기 어려운 언어이다. 한글은 읽기를 잘 하게 하고, 한자는 생각을 깊이 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

어느날 선생님에게 제자들이 "뱀을 왜 파충류라고 해요?" 따져 물으면 쉽게 답을 하지 못하게 된다. 제헌절에 "태극기가 뭐예요?" 부모에게 '태극기'를 물으니 태극기가 태극기란다. '태극'이 문제다. 이 한자어에 숨겨진 속뜻을 알아야 하는데 그 속뜻을 선생님도, 부모님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도둑맞은 집중력’ 등 집중력을 높이는 책들이 인기를 끌었고, 이번 문해력 책들도 ‘반짝 관심’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쇼츠 등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과다하게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한편으로 자신의 문해력 저하를 체감하는 사람도 증가할 것으로 출판계는 보고 있다. 관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럼 문해력 책은 누가 살까. 올 3월 출간된 유선경 작가의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노트’(위즈덤하우스)는 불과 넉 달 만에 29쇄를 찍었다고 한다. 이달 첫째 주 기준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1위다. 이 책의 구매자들을 살펴본 결과 여성(75%)이 남성보다 많았다. 연령대로는 40대(36%)가 가장 많았고, 30대(25%)가 뒤를 이었다는 보도기사를 보았다.

문해력 관련 육아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17일 출간된 김종원 작가의 ‘부모의 어휘력’(카시오페아)은 출간 한 달 만에 1만 부 넘게 팔렸다. 젊은 부모들이 헷갈리기 쉬운 어휘 126개를 골라 뜻과 쓰임새를 정리한 책이다.

김 작가는 “부모의 어휘력은 아이의 세계를 결정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며 “풍부한 어휘를 가진 아이들은 남들보다 다채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3월 출간된 나민애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의 ‘국어 잘 하는 아이가 이깁니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어느 출판평론가는 “언젠가부터 우리는 온라인의 수많은 콘텐츠를 빨리 읽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데 급급해져 ‘문해력’ 논란이 발생하는 상황까지 왔다”면서 “사람들이 바르고 좋은 문장을 읽고 쓰는 것에 관심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육현장에서는 선생님이, 가정에서는 학부모가 먼저 기초 한자를 배워서 알아야 한다. 부모님도 한자를 잘 알면 자녀들이 잘 되고, 선생님도 한자를 잘 배워 가르치면 제자들이 잘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전광진 교수(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오랜 세월에 걸쳐 <선생님 한자책>을 출판했다.

 

새는 창공을 날기 위하여 두 날개가 필요하듯이 한글도 알고 한자도 알면 두 날개를 다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의 모든 지성인에게 '한글'에 아울러 '한자'라는 또 하나의 날개를 달아줌으로써 창공을 향하여 힘차게 비상하도록 하겠다."는 전 교수님 꿈과 신념에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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