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5개 학교 중 1개 학교가 과목별로 30% 이상의 학생들에게 ‘수'를 주는 등 성적을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이 일반계 고교 전체인 195개교의 작년 1학년 1학기의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과목 성적을 분석한 결과, 30% 이상의 학생들에게 ‘수'를 준 학교는 국어 37개교(18.9%), 사회 40개교(20.5%), 수학 29개교(14.8%), 과학 47개교(24.1%), 영어 45개교(23.1%)에 달했다. 특히 3개 이상의 과목에서 30% 이상의 학생들에게 수를 준 학교도 전체의 12.8%인 25개교가 적발됐다.
이번 실태조사는 대입 반영비율이 높은 국·영·수 등 5개 과목을 대상으로 했으며, 예·체능 과목은 제외됐다. 시 교육청은 과목별 성적 부풀리기 판단 기준으로 ▲평균성적 75점에서 일반교과는 2점, 예체능은 3점 초과한 경우 ▲‘수'의 분포가 25%를 초과하는 경우 ▲전년도 문제와 비교해 쉽게 출제된 때 ▲평균점수가 전년보다 10점 이상 올라간 경우를 삼았다. 또 정기고사의 ‘수' 비율이 30%인 과목이 전체 시험실시 과목의 50% 이상인 경우가 학교별 성적 부풀리기 기준으로 활용됐다.
시 교육청은 "5개 과목별 ‘수'의 비율은 평균 20∼25% 범위에 분포하고 있으나 장학지도 결과, 예·체능 교과의 경우 ’수'의 비율이 다소 높은 사실이 눈에 띄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이에 따라 19일 ‘성적 부풀리기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3월 신학기부터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발견되는 학교에 대해 단계별 주의, 경고 및 인사조치 등의 행정적 조치와 학교 지원예산 감액 등의 재정적 조치를 병행키로 했다. 이와 함께 전국 시·도 교육청 간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교육감 협의회 등을 열어 공동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도 대입전형 내신 반영 때 평어와 석차백분율을 동시에 활용하고 석차가 같을 때는 중간석차를 반영해 줄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한편 이와관련 한국교총은 “대책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행정편의주의적인 접근으로는 성적 부풀리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교총은 “대책에서 제시된 것처럼 획일적인 기준으로 성적 부풀리기 여부를 판단할 경우 단위학교의 자율성과 교사의 교육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대학·시도교육청·일선 고교 등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전국적으로 표준화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