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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선생님이 훨씬 좋았어요. 내년에는 우리 애 담임 안 해주시면 좋겠어요.”

 

누가 적었는지 알 수 없었다. 교원 평가는 익명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담임교사를 싫어하는 이유도 알 수 없었다. 원인을 알아야 고칠 텐데 다짜고짜 별로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묵묵히 저 문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다시 분필을 잡아 들었다. 애써 목소리 톤을 더 높였다. 학생들에게 조금 더 친절해 보이려 노력했다. 딩동댕동, 어느새 하교 종이 울렸다. 텅 빈 교실에 홀로 앉아 교원 평가를 인쇄했다. 퇴근길 버스에서 다시 읽어봤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고개를 가로저었다. 머리를 식히고 싶었다. 호주머니 안에서 스마트폰을 소환했다.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에 차례로 들어갔다. 그리고 짜잔! 기다리던 악플을 만났다.

 

악플, 피할 수 없다면?

 

SNS에 콘텐츠를 올리기로 마음먹었는가? 그러면 악플을 피할 수 없다. 교원 평가보다 10배, 아니 100배 더 강력할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악플을 먹지 않고 채널을 성장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필자도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다. 정보성 콘텐츠를 올려도 악플이 달렸다. 일상을 올려도 악플이 달렸다.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추천해도 악플이 달렸다. 조회수가 늘어날수록 악플도 덩달아 많아졌다. 도대체 어떤 콘텐츠를 올렸길래 악플이 달렸는지 궁금할 것이다. 최근에 뜨거웠던 인스타그램 릴스 3개를 소개한다.

 

1. 아침 태극기 달기

-태극기 단 것을 보니 정치적 색깔이 있는 공무원이군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의 근대화를 도왔는데 그것도 모르니?

-미국 핵폭탄 덕에 조선이 해방되었는데 성조기를 달았어야지

 

2. 밥솥 전원 스위치 위치

-이걸 왜 이제 알려줬냐

-우리 집 밥솥은 이 스위치 없는데 약올리냐

-전자제품 샀으면 설명서 좀 읽어라

 

3. 건조기 냄새 없애는 방법

-빨래 좀 제대로 해라

-우리 집 제품은 자동으로 문 열리는데, 싼 거 사니까 그렇지

-더럽다

 

안타깝지만 이게 현실이다. 담임교사가 열심히 알려준 ‘정보통신 윤리교육’은 교실 밖으로 나가는 순간 사라진다. 이 댓글을 단 사람들은 모두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제자거나 제자였을 것이다. “악플은 안 돼요, 여러분”이라는 담임의 말에 “네, 선생님!”이라고 대답했을 친구들이라는 거다.

 

이쯤 되면 SNS를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자. 우리에겐 비장의 무기가 있다. 그건 바로 댓글 관리 기능이다. 블로그 주인은 댓글을 삭제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 소유주도 마찬가지다. 보고 싶지 않은 댓글을 숨길 수 있다. 심지어 댓글 쓴 사람은 자기 댓글이 숨겨졌는지 알 수 없다. 그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한 환상의 해결책이다.

 

댓글 관리 기능 활용하기

 

명심하자. SNS를 하면 무조건 악플이 달린다. 여태까지 악플을 받지 못했다면 콘텐츠가 유명해지지 않아서이다. 인스타그램 릴스 조회수 기준으로 ‘광복절 태극기’는 160만, ‘밥솥 스위치’는 100만, ‘건조기 냄새’는 60만이었다. 의도가 아무리 선했더라도 조회수가 높아지면 악플은 무조건 달린다.

 

악플, 볼 때마다 마음이 상할 것이다.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적응이 안 될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SNS 운영자에게 악플은 숙명이다. 일일이 대응하지 말고 조용히 넘기자.

 

콘텐츠 생산해 본 사람은 무조건 공감할 것이다. 크리에이터를 무너트리는 건 악플이 아니다. 무플이 훨씬 견디기 어렵다. 악플, 피할 수 없으면 최대한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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