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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고] 스승이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아동복지법

아동복지법은 1961년 ‘아동복리법’으로 제정·공포됐다가 1981년 전문 개정되면서 ‘아동복지법’으로 개칭됐다. 법은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해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동의 복지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애매모호한 법 해석 문제 키워

그러나 법 제17조 제3호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 행위’와 제5호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의 애매모호한 해석이 나오면서 오히려 그 어떠한 행동에도 방관할 수밖에 없는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정서적 학대 행위 조항(제5호)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건강한 성장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오히려 건강한 성장을 가로막는 잘못된 무기로 사용된다. 놀이터 및 운동장 등에서 장난 또는 놀이라는 핑계로 이루어지고 있는 위험한 행동들, 괴롭힘, 흡연, 음주 행위 등의 행동을 하는 청소년을 보더라도 더 이상 어른으로서 훈계할 수 없다. 좋은 마음으로 훈계했더라도 학생이 ‘무서웠다, 위협적이었다’라고 진술하면 아동학대가 적용돼 선의의 사람들을 범법자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도 학폭 피해자의 부모가 자기 자녀와 잘 지내달라고 이야기하기 위해 가해 학생을 접촉하기만 하면 오히려 정서적 학대를 했다고 아동학대로 고소를 당한다. 폭행 사실은 어느덧 사라지고, 피해 학생의 부모가 아동학대범이 되는 것이다. 물론 가해 아동의 보호도 필요하다. 하지만 법적 잣대만 따지다 피해자가 순식간에 범법자가 돼버리는 현실은 고민해 봐야 한다.

 

최근엔 학교 현장에서 교사의 훈육행위가 정서적 학대로 인정되고, 사법 처리되는 사건이 거듭 발생하면서 문제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교사는 가중처벌 대상이 된다. 결국 정서적 학대는 어떤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둘러대기에 따라 이렇게도 되고 저렇게도 된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생활지도를 포기하는 선생님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교사가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으면 아동 관련기관의 취업제한 명령으로 교사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수년을 노력해서 얻은 교사 직위가 정서적 학대라는 애매모호한 판결로 박탈되는 법적 해석은 교사들을 잘못된 학생들의 행동에 방관하게 하고, 이로 인해 아동들의 무절제한 행동이 늘어난다. 이는 대부분 아이가 이중, 삼중으로 피해 보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취지 살리는 사회적 고민 필요해

비록 소수겠지만, 이런 과정을 보면서 자란 아이들이 과연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은 사회적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아동복지법의 취지는 너무나도 좋다. 그러나 법 해석의 애매모호함으로 인해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청소년 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길을 걷고 있다. 학교 현장은 물론 사회가 함께 아동들의 건강한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사회적 제도 장치가 마련되고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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