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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사가 ‘마음 속 적금통장’에 채워야 할 것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살아가게 된다.” 이는 노벨문학상 후보에 다섯 차례나 지명된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폴 부르제(Paul Bourget, 1852~1935)가 한 말이다. 사람들은 현재의 삶의 행복과 희망에 찬 미래를 꿈꾸며 살아간다. 그래서 지나간 과거로부터 얻은 삶의 교훈을 금지옥엽처럼 대하려 한다. 과거의 삶이 가르치는 교훈 중의 하나가 바로 다가오는 미래를 생각 없이 그냥 맞이하는 것을 금기시 하는 것이다. 이는 바로 폴 부르제가 말한 것과 같다.

 

그렇다면 교사는 무엇을 생각하며 살아가야 할까? 교사는 미래 세대들을 바람직한 민주시민, 즉 ‘사람다운 사람’으로 육성하는 중차대한 사명을 안고 있다. 그래서 교사의 마음은 늘 부정적이기 보다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무언가로 채워 나가야 한다. 필자는 이것을 ‘마음 속 적금통장’이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이 글에서는 교사가 자신의 마음속에 간직한 적금통장에 무엇으로 차곡차곡 채워, 그로부터 발생하는 행복한 삶과 희망에 찬 미래에 관해 소견을 밝히고자 한다.

 

우리의 학교 교실에는 어리석음과 지혜가 공존하고 무지와 깨달음이 집합되어 있다. 이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 선과 악이 공존하고 사람들의 삶에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에 악과 슬픔이 사라지는 날을 기다리지 않는다. 그 대신에 악과 어둠을 선으로 밝히고, 슬픔의 절망감을 기쁨이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으로 견디어 낸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교실에 추함과 상스러움이 사라질 때를 기다리지 말고 호감과 존중으로 추함을 덮어버리고 감사하고 배려로 상스러움을 극복해야 한다.(조벽, 『요즘 교사들에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세상에서는 궁극적으로 빛이 어둠을 이기듯이 또한 긍정이 부정을 이긴다고 믿는다. 우리의 교실에도 아름답고 순수하고 착한 긍정적인 것들과 함께 욕설, 폭력, 왕따, 무례함, 무질서 등의 부정적인 것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긍정이 부정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부정적인 것들을 퇴치하고 억압하기 이전에 긍정적인 것들이 부정적인 것들을 능가하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왜냐면 세상은 긍정성과 부정성이 함께 존재하여 나름의 역할들로 인해 오히려 상대의 존재감을 압도하는 것이 존재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 마디로 보다 많은 선(善)을 행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악(惡)을 적게 만드는 것이다.

 

부부 심리 상담의 한 획을 그은 심리학자, 존 가트맨(John Gottman) 박사에 의하면 이혼을 하는 부부와 화목한 부부 사이에 확연한 차이 하나가 바로 긍정성과 부정성의 비율이었다. 즉, 망가진 관계의 긍정성 대 부정성의 비율은 1:3이었다. 이는 즐겁다고 1번 느낄 때 짜증난다고 3번 느끼는 것이다. 반면에 행복한 관계는 긍정성 대 부정성의 비율은 5:1이었다. 이는 부정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긍정성이 다섯 배 이상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행복한 교사의 마음 속 적금통장에는 긍정성으로 가득 차야 한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세계적 일간지 <뉴스위크>에서 소개한 어느 과학적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긍정성의 핵심 요소는 호감, 존중, 감사, 배려의 네 가지로 밝혀졌다. 교사는 이를 교실 상황에 적응하여 학생이 무언가를 잘못했을 때, 야단치고 경멸하고 무시하고 비난하기 이전에 다정한 호감과 존중, 감사, 배려로 바꾸어야 한다. 이는 교사의 마음 속 적금통장에 학생들에 대한 교육 방식이 부정성 대신에 긍정성으로 적립하여 학생과의 관계 및 활동의 든든한 자산이 됨을 일컫는다.

 

매년 5만 명 정도의 학교 밖 청소년을 배출하는 우리 교육은 이제 학생들이 작은 일 하나에도 자긍심과 성취감을 느끼고 학교가기를 좋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바람직한 교육과 성공적인 교육은 바로 교사의 마음 속 적금통장에서 출발한다. 교육의 목표인 ‘바람직한 민주시민의 육성’은 바로 호감 베풀기, 존중하기, 감사하기, 배려하기가 교사의 마음 속 적금통장에 착실하게 쌓여 그곳에서 나오는 이자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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