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과 대학은 인구 감소와 인력의 도시 유출로 큰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 해결책으로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30’, ‘RISE 사업’ 등을 도입해 지역의 대학과 산업의 동반 혁신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변화를 시도하는 대학의 현황을 살펴보고 고등교육의 정책 방향도 점검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건축공학과로 입학했으나, 적성 문제로 고민하다 마침 학교의 ‘3무(無) 전과’ 정책 도입으로 무역학과로 옮겼습니다. 적성에 맞는 학업을 즐겁게 하니 성적은 저절로 올라갔습니다.”
“취업 잘 되는 학과를 택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3학년 2학기 때 한 교육과목을 들은 후 꿈꾸던 길을 만났습니다. 결국 4학년 때 국어국문학과로 전과해 학점은 4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국립군산대학교가 2022년 이장호 총장 취임 후 펼친 수요자중심 대학혁신 중간 점검의 의미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학생들의 반응이다.
2년 전까지 학교는 군산 내 산업을 주도하던 대기업 철수, 학령인구 감소 등 영향으로 신입생 충원율이 80%대 초까지 내려앉은 상황이었다. 이 총장은 취임하자마자 수요자중심 대학으로의 혁신을 감행하면서 일단 학생에게 전공선택의 자유를 최대한 부여하기로 했다.
신입생 선발은 ‘무전공’으로 통하는 자율전공학부를 국립대 최초로 시행했다. 개편 과정에서 학과 쏠림현상 대응 차원에서 ‘코티칭’(Co-teaching)을 구축 기반으로 삼았다.
전과 지원 시 걸림돌이었던 학년·인원·횟수 3가지 제한은 모두 없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재학 중 언제든지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학과(간호학부 제외)를 선택해 이동할 수 있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는 일은 막을 수 있게 됐다.
‘마이크로디그리’(MD, 단기 교육과정) 또한 학생 선택권 확보 차원에서 융합형으로도 제공하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 양성을 위한 맞춤형 MD도 시행했다.
학생의 전과나 MD 선택에 있어 진로 상담을 해주는 ‘아카데믹 어드바이저’(Academic Advisor) 운영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즉시 결과로 나타났다. 이번 학년도 신입생 충원율은 99%대까지 상승했다.
학생 만족도는 물론 성적도 올라 학습 의욕 고취, 전공선택 기회 제공 등에 있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1학기 ‘3무 전과 제도’ 만족도 조사 결과 학생의 만족도는 96%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모집 단위 이동 학생들의 성적(백분위)은 평균 10점 올랐다.
이 총장은 “지금까지 나타난 수요자중심 정책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더 필요한 과제를 찾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