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옥 작가(전 구리 인창초 교장)가 자신의 첫 수필집 '숨'(도서출판 우림)을 4일 출간했다.
신 작가는 총 59편의 글을 실었다. 제1부 가난 속에 핀 행복, 제2부 건강 이야기, 제3부 낭만과 추억, 제4부 학교, 내 삶의 절반, 제5부 달콤한 인연, 제6부 생각의 차이를 넘어, 제7부 여행은 보약이다, 제8부 가족은 나의 힘 등 총 8부로 나누어 실었다. 특별기고로 아내 송옥희 씨의 ‘마지막 장맛'이 있다. 이 글은 작년 중랑신춘문예 우수상 입상작으로 어머니와의 추억을 그린 수필이다.
그에게 첫 수필집 발간 소감을 물었다. 그는 “공직 47년 동안 쉼 없이 일만 했다. 막상 퇴직하고 몇 달 쉬다 보니 해놓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텅 빈 마음을 채우려고 여행을 다니기도 했으나, 공허한 마음을 채우지 못했다. 우연히 교직 선배가 등단을 권유, 각고의 노력으로 등단하니 벅차오르는 감동에 그동안의 갈증이 해소된 느낌이었다. 등단 후 1년을 보내며 한 편씩 쓴 글을 모아 책으로 출간했다. 이제 비로소 작가의 의무를 다한 듯 시원하고 떳떳한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책 제목을 '숨'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숨은 들숨과 날숨으로써 생명이 유지되듯 숨에는 상생과 호혜라는 뜻이 숨이 있다. 삶 속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 하나하나를 살펴보고 느껴보니 삶이란 주고받는 일이고 서로 돕고 살아가는, 우주의 보편적 진리가 숨어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꼬물거리는 자식 키우고 손주를 맞았던 추억도 나의 숨 속에 있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은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지렛대가 되었다”고 했다.
그가 작가가 되기 전·후의 마음의 변화는 어떠할까? 그에게 있어 가장 큰 마음의 변화는 삶 속에 상처받고 힘들었던 일을 글을 쓰며 점차 치유되었다는 사실이다. 퇴직하고 1년여 간 무기력한 백수 생활은 불규칙한 생활로 목표 의식도 없이 살았는데 할 일과 목표가 생겨 삶의 활력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그동안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한다.
게재된 59편의 글 가운데 본인이 가장 아끼는 글과 그 이유를 물었다. 그는 첫 장에 실린 ‘참스승 J선생님’을 꼽았다. 어려웠던 시절,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시기에 큰 감동을 주신 선생님을 일흔 살이 넘어 글을 쓰며 다시 선생님을 부르게 되었다. 좀 더 일찍 찾아뵙지 못한 죄책감도 있고 고등학교에서의 짧은 인연이지만 평생을 살며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신 분이라고 밝힌다. 또 하나는 ‘남자의 눈물’. 아내가 갑자기 암 수술로 입원 중 수술실로 향할 때 솟구치는 눈물을 억제 못했던 일을 쓴 글인데 진솔하게 당시의 감정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그는 어떻게 수필의 소재와 주제를 찾을까? 그는 특별한 방법이나 원칙은 없으나 생활 속에서 많이 찾고 있다. 어릴 때 추억, 학창 시절, 친구와 추억, 요즘 사회 이슈, 가족들과 특별한 일, 여행 후기 등 다양하다. 생각이 언뜻 떠오르면 즉시 주제를 메모하고 떠오르는 키워드를 써놓고 나서 살을 붙이는 작업을 한다.
그의 인생관은 ‘지기추상 대인춘풍(持己秋霜 待人春風)’이다. 자신에게 엄격하게 살고 남들에게 친절하고 도와주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가치관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인데 가진 것 없이 사회에 나왔지만, 최선을 다하는 삶의 태도로 그런대로 주위에서 인정받으며 살아왔다고 한다.
수필가로 등단하니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한편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압박감도 생겼다. 좋은 글을 남기고자 관련분야 책을 읽게 되고 메모하는 습관도 생겼다. 글을 쓰고 나서 자신감이 생기고 가족들도 응원하여 주니 자존감도 회복되어 삶이 즐겁다고 한다. 자신이 늘 동경하던 작가라고 불리니 작은 꿈을 이루었다고 한다.
그에게 있어 수필이란 ‘자신이 편히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과 삶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공간이기에 그의 수필은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주기도 하며 생활의 충전제이기도 하다. 앞으로 더 좋은 수필을 써서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수필집을 발간하고 싶다고 밝힌다.
그는 1975년 포천 운담초교 교사로 출발해 2015년 구리 인창초 교장으로 정년퇴직했다. 이후 각종 NGO 환경청소년단 등 시민단체 대표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2019년 (재)구리시청소년수련관장, 2022년 (재)구리시청소년재단 대표이사로 공직을 마무리했다. 이후 신 작가는 2024년 한국창작문학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