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에 몸담고 있으면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왜 교원단체에 가입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수업 준비, 생활지도, 각종 행정 업무까지 쉴 틈 없는 일상에서 교원단체 가입은 종종 뒷순위로 밀리기 쉽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 같은 시대일수록 되묻고 싶다. 우리 목소리는 어디에서 시작돼야 하며,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교사 목소리 모으는 교원단체
교사 한 사람의 외침은 작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여러 교사의 목소리가 모이면 교육정책을 흔들고, 제도를 움직일 수 있다. 교원단체는 바로 그런 연대의 기반이다. 교사 권익을 지키고, 교육 본질을 바로 세우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많은 교사가 교원단체를 ‘혜택을 주는 곳’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각종 복지 혜택이나 연수 지원 등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교육 현실을 개선하고, 제도와 법이 교사를 보호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 정책 제안, 법률 상담, 교원 연수, 사회적 발언까지, 교원단체는 교직 사회를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움직임은 결국 ‘참여’에서 시작한다.
최근 교육 현장은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인공지능, 디지털 전환, 학교 안전 등 새로운 이슈들이 교사에게 더 많은 전문성과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우리는 혼자서 버티기 어렵다. 함께할 수 있는 울타리, 공동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절실하다. 교원단체는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지키는 버팀목이자, 우리가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다.
필자는 현재 한국교총 2030청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학교에서 근무하는 또래 교사들과 함께 교육 현실에 대한 고민을 나누다 보니 교육 방향을 바꾸는 데 실제로 참여할 수 있었다. 교사들이 단순히 주어진 정책을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 주체로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된다.
그 속에서 교총 역시 더 나은 단체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변화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의 흐름을 ‘지켜보는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함께 만드는 사람’으로 나설 것인가의 선택이다. 학생들을 위한 교육 활동이 교실 안에서 이뤄진다면, 교사 권익을 위한 목소리는 교실 밖에서 울려야 한다. 그 역할을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교원단체이며, 그 중심에 바로 한국교총이 있다.
참여해야 교육 바꿀 수 있어
교원단체 가입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나의 권리를 지키고, 교직 사회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겠다는 작지만 단단한 실천이다. 지금의 결심은 작아 보여도, 그 울림은 오래 남는다. 교사의 목소리가 모일 때, 우리는 교육을 바꾸는 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함께할 용기를 낸 순간부터,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