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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손끝에서 피어난 사계절, 디저트가 예술이 되다

동양디저트공예연합 ‘손으로 빚어내는 계절-빚다’ 전시회
작가 9인, 전통 디저트로 계절의 아름다움 표현

 

“먹는 것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지난 18~20일 수원문화원 빛누리아트홀 전시실에서 열린 동양디저트공예연합 주관 전시회 ‘손으로 빚어내는 계절-빚다’를 찾은 관람객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떡과 화과자, 한과, 양갱 등 전통 디저트를 예술 작품으로 재해석한 특별한 전시로, 사계절의 풍경과 감성을 한 조각의 디저트에 담아내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시에는 작가 9명이 참여해 화과자와 떡, 한과 작품 23점과 작품 사진 9점 등 총 32점을 선보였다. 특히 참여 작가 가운데 6명이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작품을 발표한 신진 작가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더했다. 작가들은 공방을 운영하는 전문가와 취미로 동양 디저트를 배우는 수강생들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떡과 화과자, 한과를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시각예술의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점이다. 동양디저트공예연합 전서연 대표는 “먹는 디저트도 충분히 시각적인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맛과 향을 위한 음식으로만 여겨졌던 동양 디저트를 색감과 형태, 재료의 질감을 통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시장에는 봄의 설렘과 여름의 생명력, 가을의 풍요로움, 겨울의 고요함이 디저트 작품 속에 섬세하게 녹아 있었다. 꽃잎 하나, 나뭇잎의 결 하나까지 정교하게 표현된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이것이 정말 먹을 수 있는 작품인가’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이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교육적 의미도 지닌다. 우리 전통 식문화를 조리의 영역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공예와 예술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게 한 것이다. 전통 음식에 담긴 색채와 조형미, 창의성을 재발견하게 함으로써 문화예술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여 작가들은 각자 자신만의 시선으로 계절을 표현했다. 전서연 작가의 ‘설중화’는 겨울을 견디고 피어난 꽃의 생명력을 담았고, 박희정 작가의 ‘설렘을 품은 봄’은 튤립 꽃다발을 화사한 색감으로 재현해 봄의 시작을 알렸다. 백현지 작가의 ‘하화(夏花), 뜨겁게 피어나다’는 강렬한 여름 햇살 아래 만개한 꽃들을 표현했고, 박소연 작가의 ‘한여름의 정원’은 방울토마토를 소재로 생명력 넘치는 여름 풍경을 담아냈다.

 

또 소은예 작가의 ‘나비가 머문 자리’는 꽃 위를 스쳐 지나간 나비의 순간을 우아하게 표현했으며, 정현정 작가의 ‘춘몽(봄날의 꿈)’은 화과자와 포슬린아트를 접목해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 밖에도 장수현 작가의 ‘눈꽃’, 손해윤 작가의 ‘장미 매듭’, 천백희 작가의 ‘수국의 계절’ 등은 계절의 아름다움을 각기 다른 재료와 표현 방식으로 풀어내며 전시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포슬린아트와 화과자를 결합한 정현정 작가의 작품은 서로 다른 공예 장르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전통 디저트 공예가 다른 예술 분야와도 충분히 융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이번 전시는 작가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전서연 대표는 “같은 분야를 함께하는 분들과 처음 기획하고 준비한 전시라 더욱 뜻깊었다”며 “회원들이 자신의 작품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백현지 작가는 “평소 디저트를 단순한 음식이 아닌 예술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해 왔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그 가치를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 의미 있었다”고 전했다.

 

장수현 작가는 “각자의 손끝에서 피어난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여 더욱 특별한 전시가 됐다”고 말했고, 소은예 작가는 “동양 디저트의 다양성과 공예적 가능성을 확인하며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가들은 재료 연구는 물론 색채 구성과 조형미, 전시 연출까지 직접 고민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음식과 공예, 예술이 만나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탄생하는 과정을 몸소 경험한 셈이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어져 놀랍다”, “아이들과 함께 체험해 보고 싶다”, “우리나라 사계절을 디저트로 표현한 점이 매력적이다”, “이런 전시는 처음 관람인데 매우 색다르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다소 생소하게 느끼던 관람객들도 작품을 감상한 뒤에는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의미 있다”며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

 

동양 디저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결성한 동양디저트공예연합은 앞으로도 화과자 만들기, 떡 만들기 체험 등 재능기부 활동, 전시, 다양한 교육 활동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전통 음식이 단순히 먹고 소비되는 대상이 아니라 문화예술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시도였다. 한 조각의 화과자와 떡 속에 담긴 계절의 이야기, 그리고 작가들의 정성이 관람객들의 마음속에도 잔잔한 여운으로 남았다.

 

사계절은 지나가지만, 손끝으로 빚어낸 아름다움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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