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주관하는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가 단순한 입시정보 제공을 넘어 대학들의 신입생 확보 창구로 변화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입환경 변화 속에 대학들이 박람회를 통해 합격 가능권 수험생을 직접 만나고 지원과 등록까지 연결하는 리크루팅 기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대교협은 2010년 처음 개최한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의 누적 관람객이 올해까지 64만4600명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코로나19로 열리지 않은 2021~2022년을 제외하면 연평균 약 4만3000명이 박람회를 찾은 셈이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2027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는 지난달 23~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전국 150개 대학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3일간 관람객은 2만2578명으로 집계됐다.
박람회 현장에서는 대학별 특성화 학과와 취업 유망 학과를 중심으로 입학정보를 얻으려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상담이 이어졌다. 자율전공선택제와 첨단학과 등 변화 폭이 큰 분야의 실질적인 합격선을 파악하고 지원 전략을 세우려는 상담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현직 고교 교사들로 구성된 ‘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은 수험생의 성적과 적성 등을 고려한 1대1 맞춤형 진학상담을 제공했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아 운영한 1대1 대입상담관에서는 올해 사전접수 767명과 현장접수 73명 등 총 840명이 상담을 받았다. 2024년 738명, 지난해 832명에서 꾸준히 늘었다.
상담 방식도 구체화되고 있다. 1대1 대입상담관에서 맞춤형 상담을 통해 대학과 학과를 추천받은 뒤 해당 대학 부스를 찾아 교직원에게 다시 상담받는 방식이다. 과거 현장에서 성적표와 학교생활기록부를 토대로 대략적인 합격선을 가늠하던 것에서 최근에는 ‘어디가’와 대학 자체 입시 진단 프로그램을 연계해 사전에 성적을 분석하고 전년도 합격자 성적 분포와 환산점수 등을 바탕으로 상담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대학들의 박람회 활용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대학별 입학전형과 모집요강을 알리는 정보 제공 성격이 강했다면 학령인구 감소가 이어지면서 합격 가능권 수험생을 조기에 확보하는 리크루팅의 장으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성철 남서울대 입학처장은 “초기 박람회가 대학별 입학전형과 모집요강을 안내하는 정보제공 중심의 단순 학교 알리기였다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조기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합격 가능권 수험생을 적시에 확보하는 리쿠르팅 형식으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실제 지원과 등록으로 이어지는 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장부환 경일대 입학본부장은 “현장 상담을 거친 수험생들의 지원율과 등록률이 모두 높게 나타나 실질적인 입학 성과를 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시 박람회는 고3 수험생뿐 아니라 진로를 탐색하는 고교 1·2학년의 상담 창구 역할도 하고 있다. 안정용 전북대 입학본부장은 “수시 박람회는 정시 박람회와 달리 진학뿐 아니라 진로에 대한 고민을 안고 오는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도 자주 눈에 띈다”며 “수험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희망 대학을 신중하게 고민하고 선택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희 대교협 사무총장은 “수시 모집 선발 비율 증가 및 입시 환경 변화 속에서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공정하고 정확한 입학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학 자율성과 특성화를 존중하는 한편 수험생의 대입 준비 부담을 크게 낮추고 대학과 수험생을 잇는 든든한 정보의 가교 역할을 최우선으로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