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교육부총리는 21일 공석인 장관정책보좌관(2급 상당)에 홍국선 서울대 재료공학과 교수(48)를 파견 발령 냈다. 그 외 교육부에는 김동환(4급) 정책보좌관이 있다.
홍국선 교수는 서울대 공대 교수직을 수행하면서 2003년 서울대산학협력단을 발족해 단장을 역임해 온 인물로, 이공계 활성화와 교육계의 새 화두인 대학구조개혁에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를 21일 교육부 집무실에서 만났다. 공대 교수 특성상, 이공계와 실업고, 전문대에 대해서는 깊은 전문성과 남다른 문제의식을 보여줬지만 초중등교육에 대해서는 많은 언급이 없었다.
-언제부터 출근했나 "4일 전화를 받고, 5일 장관 면접을 봤다. 10일부터 교육부에 나왔다"(홍 보좌관은 21일 정식 파견발령을 받았다.)
-김진표 부총리와는 어떤 사이인가 "전혀 일면식도 없었다. 전화를 받고 많이 망설였으나, 다른 공대 교수들이 교육부에 변화를 일으켜달라고 해서 오게 됐다."
-서울대산학협력단장은 언제부터 맡았다 "2003년 서울대 산학협력단을 발족했고 그때부터 단장을 맡고 있다. 다른 43개 대학 산학 협력단 창단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
-대학구조개혁이 화두로 떠올랐는데 "통폐합등 구조개혁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 앞으로 대학입학률은 급격히 떨어질 것이다."
-무슨 근거가 있나 "2000년만 해도 서울대 박사진학률은 120%지만 지금은 급격히 떨어졌다. 2000년 당시, 수년 내 박사진학률이 급락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모두들 믿지 않았다. 지금 양산되는 대학졸업생은 사회 수요와 맞지 않다. 앞으로는 전문화된 기능공이 필요한 시대다. 빌게이츠 같은 천재는 영역 별로 한 두 명만 있으면 된다. 나머지는 전문화된 기능공이 필요하다. 골프선수 박세리, 의사도 전문기능공이다. 전문기능공이 돈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 대우 받는다. 이들을 공돌이 취급 하는 사회 분위기는 잘못된 것이다."
-실업고의 역할이 커져야 하나 "실업고와 전문대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된다. 지금 전문대가 인기가 없는 것은, 전문대의 수준이 청계천 수준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역별로 특성화되고 전문화돼야 한다."
-이공계와 관련해 시급한 것이 있다면 "대학교수는 중소기업이다. IMF이후 특허 갖고 벤처 창업한 교수들이 서울대도 많다. 그런데 여기서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면서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특허기술을 연구한 교수와 학생 사이, 교수와 대학, 교수와 기업 사이에 더 많은 분쟁이 발생할 것이다. 수익이 적을 때는, 교수와 학생 사이에 아무런 문제가 발생치 않지만 그 액수가 수천억이 될 때, 기술의 지분을 두고 충분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 단계서 이런 분쟁들을 제도적으로 정비하지 않으면 엄청난 혼란이 발생한다. 기술의 해외유출도 심각한 문제다. 교수들이 연구한 기술을 국내 기업에 수월하게 이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기업에의 기술 이전이 복잡하고,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기니까 알게 모르게 상당한 기술들이 해외로 이전되고 있다. 해외 대기업들이 거액을 주고 스카웃 제안을 하면 이를 뿌리칠 연구자 많지 않다. 국익 차원에서도 빨리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또 다른 현안이 있다면 "지적소유권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에 대한 개념이 철저하지 못하다. 소프트웨어 가진 외국 기업들이 불법복제에 대해 엄격하게 요구한다면, 모든 업무가 멈출 수밖에 없다. 특허 문제도 있다. 일본만 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중요한 특허를 내려고 하면 이를 방어하고 공격하는 차원에서 특허를 출원한다. 또 관세로 철벽을 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이에 대한 개념이 빈약하다."
홍 교수는 자신은 공대교수로, 산학협력단장으로 야전군으로 일해 왔으며 지금까지 학과장 한번 맡지 않을 정도로 대학본부와는 인연이 적었지만 뜻밖에 교육부 본부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약속되지 않은 방문이 인터뷰로 이어지게 됐고 그는 오후 6시 쯤 황우석 교수팀과의 약속이 있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홍 보좌관은 서울대 요업공학과, 한국과학기술원 재료공학과 석사, 미국 알프레대 세라믹스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한국요업학회로부터 기술진보상(1997년), 부품소재기술상(2001), 제1회 듀폰과학기술상(듀폰코리아 2002), 훌륭한 공대교수상(서울대 2002)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