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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수업 없는 토요일 첫 실시해보니…

'토요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 겪어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개발해야
교사들 "수업부담은 왜 안줄여주나"


주5일 근무제의 본격실시에 맞춰 학생들에게 가족과 함께하는 체험학습의 시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지난 26일 전국 모든 초·중·고교가 토요 휴업을 처음 실시했다.

비교적 가족들과 함께 휴일을 보낸 학생들이 많았고, 토요프로그램을 준비한 초등학교에는 소수의 학생들이 등교했다. 또 출근한 교사들은 첫 실시인 탓에 토요프로그램 시행하고 등교한 학생들을 챙기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첫 토요휴업을 실시한 서울 방배 방일초(교장 이래기). 2층 ‘영화교실’반에 34명의 학생들이 담당교사의 지도 아래 영화 ‘해상왕 장보고’를 관람했다. 전체 학생수가 1390명인 이 학교에 이날 나온 학생은 모두 48명(3.5%). 등교한 학생 중 70%가 ‘영화교실’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또 2명의 학생이 신청한 ‘역사인물탐구반’은 학생의 결석으로 프로그램 자체를 운영하지 못했다.

이날 방일초에서 운영한 프로그램은 ‘재미있는 수학놀이’, ‘한글워드프로세서’, ‘역사인물탐구’, ‘영화교실’, ‘독서나라’ 등 5가지. 이 프로그램들은 10여명의 교사들이 방학 중에 학교에 나와 연구학교, 우선시행학교들의 사례를 연구해 학교 사정에 맞게 마련한 것이다.

김영옥 연구부장은 “교육적인 차원에서 ‘역사인물탐구반, ‘재미있는 수학놀이’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학생들은 토요휴업일인 만큼 머리 아픈 공부는 싫어하고 재미있는 것만 선호 하더라”라고 말했다.

유영재 교사는 “미리 신청을 받아 반을 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락도 없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신청하지 않은 학생이 나오기도 해 토요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애로가 있다”면서 “가정통신문을 통해 홍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학부모들이 편의대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댄스스포츠’, ‘키크기 체조’ 등 다양하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 학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좌충우돌하는 첫 토요휴무일을 보냈다. 미리 준비한 프로그램들이 학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기도 했고, 학년과 수준이 서로 다른 학생들을 지도하느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부천 상지초 이호연 교감은 “등교희망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하기가 어려워 재량활동 시간에 지도할 수 있는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지만 여전히 불특정 학생에게 프로그램을 적용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주5일 근무는 국가적 시책인데 학교에 맡길 문제가 아니고 하루 빨리 가정에서 대안을 마련하도록 홍보해야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사회에 학생과 학부모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 줄 만한 특별활동 프로그램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가족단위 체험과 학교와 연계될 수 있는 보다 다채로운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해고 이명우 교장은 “주5일 수업은 취지대로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학습과 봉사활동이 마련될 수 있도록 먼저 주위 기반이 조성돼야한다”면서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열린 공간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 토요휴무일을 실시한 후 교사들의 가장 큰 불만은 아직도 연구학교, 우선시행학교에서부터 지적돼온 문제점들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

주로 초등 교사들은 토요 프로그램 마련과 운영, 그에 따른 잡무 등에 대한 고충을, 중·고교 교사들은 수업부담을 여전히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교사들은 교육부가 하루빨리 수업시수 감축 등 개선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옥 연구부장은 “학생들에게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지만 외부강사를 데러오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강사료 문제도 있고, 전체 초·중·고가 모두 토요휴업을 실시하니 지역 내 강사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지적했다.

경남 삼계중 강여울 교사는 “주당 수업시수 21시간에 담임도 맡고 있는데 토요휴업일 수업시수 보전과 전일제 계발 활동(CA)을 위해 일주일에 두 번 7교시까지 하자니 너무 힘들다”면서 “과목이 수학이라 아침보충수업까지 하는 날엔 얼마나 부담이 큰지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분당 영덕여고 이원재 교사도 “휴업일을 대비해 수업을 미리 당겨서 하다 보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친다”면서 “수업에 대한 부담은 수업의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하루 빨리 전체적인 수업일수와 시수를 조정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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