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9시. 이화여대 법정대 건물이 전국에서 모인 중·고교 수학교사들로 북적인다. 오늘은 뭘 들을까 강의시간표를 훑어보는 교사, 명함·이쑤시개·본드로 정이십면체를 만드는 교사, 첨단 수업자료를 쌓아 놓고 복사하는 교사….
이들은 전국수학교사모임 '수학사랑'(대표 장훈)이 연 제2회 'Math Festival'(10∼13일)에 참여한 교사들이다. 방학 때면 의례 각종 교과연수에 참여했었지만 Math Festival에 모인 교사들은 수험생의 자세다. 3박4일 합숙 연수에 5백 명의 교사가 한 가지라도 더 얻어가겠다는 열의로 뜨겁다.
수학사랑 연수의 인기비결은 시대를 반영한 첨단 수학이론-수업모델을 접할 수 있고 이를 교실에서 적용한 동료교사의 수업사례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5개 분과별로 마련된 90여 강좌 중 관심분야를 선택해 듣는데 중-고별 교실수업 모델(A·B분과)을 소개하는 강좌와 컴퓨터를 활용한 교수-학습모델을 소개한 C분과가 관심을 모았다. '수준별 학습을 위한 교재구성 방안과 마인드맵 활용' '웹지도안 말들기' '실험과 그래픽계산기를 이용한 함수지도' '삼삼오오로 더불어 하는 수학수업' 'GSP를 이용한 함수지도'등 현장감 있는 강좌가 즐비해 교사들에게 선택의 고민(?)을 안겨줄 정도였다.
강좌와 함께 열린 교구-컴퓨터자료전에는 '하노이의 탑' '페르마포인트' '사이클로이드(等時곡선) 모형' '타원 당구대' 등 교구 80여종과 'winplot' '테셀마니아' 등 20여종의 프로그램이 소개돼 교사들의 직접 수학원리를 체험하고 활용방법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또 교수-학습자료전에는 교사들의 지도안, 수행평가자료, 단원별 학습지, 학생들의 수학연구보고서 등이 전시돼 복사기가 불이 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부산 금곡중 이현정 교사는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만한 다양한 수업모델과 자료들을 얻고 내가 얼마나 나태했던가를 깨달은 것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수학사랑은 지방의 수학교사를 위해 순회연수를 계획 중이다. 준비위원장 주소연 교사(난우중)는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올해는 전국 4개 지역을 돌며 수학체험전을 열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그간 계간으로 발간한 '저널 수학사랑'을 격월 발간하고 홈페이지(www.mathlove.com)를 정비해 다양한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