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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탈북학생 지도 앞장 한상훈 교사

# 남한사회 학교적응 어려워 중도탈락 많아
지도교사 연수·관련 학교간 정보교류 절실


“교사가 관심 있게 지켜보고, 믿고 기다려 준다면 잘 적응 할 수 있는 똑같은 학생들입니다.”

서울 금옥중(교장 박범덕)의 한상훈 교사(49)는 탈북학생 교육에 열정을 가진 교사로 유명하다.

교육경력 24년 중 14년을 상담교사로 활동한 그는 지난 2002년 한 탈북 여학생과의 지속적인 상담을 한 것을 계기로 탈북 학생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또 학교 인근에 정부가 탈북자들을 위해 마련한 임대아파트가 있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18명)의 탈북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금옥중은 이들의 학교적응과 교육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관심을 가지고 자료 수집을 해봤지만 논문, 인터넷, 관련 기관 등에도 탈북학생 실태조사만 있을 뿐 실제로 지도 연구 자료나 프로그램 등은 거의 없었다”고 당시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교사는 우선 학생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학교생활에 적응하게 하는데 주력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북한이탈 학생의 고교 취학률은 6.6%에 불과하고 중·고교생 중도탈락률은 남한 학생의 10배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탈북 학생들이 남한사회에 적응하기가 어렵다는 것.

민감한 청소년 시기의 탈북 학생들은 남한 학생들 사이에서 조금이라도 ‘튀는’것을 싫어한다. 강한 북한 사투리도 몇 달 새 고칠 정도. 그는 “탈북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상담이나 프로그램에서도 ‘왜 우리만 특별하게 대하느냐’며 경계하는 등 처음에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아 힘들었다”면서 “심성수련, 체육활동, 야영, 수련회 등을 자주 함께 하고 상담을 마치면 인터넷 채팅도 하는 등 점차 신뢰를 쌓아갔다”고 했다.

선입견이 생기기 쉬운 ‘탈북학생’이라는 명칭도 “남과 북을 모두 살아봤으니 행복한 삶을 누리며 살라”는 뜻으로 ‘누리 학생’으로 바꿔 불렀다.

또 한 교사는 탈북학생들의 가부장적 성향을 변화시키기 위해 ‘음식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돕는 방법을 지도했고, 학생들이 학업성적이 뒤떨어져 미래에 대한 목표의식이 없다고 판단되자 대학 진학에 성공한 탈북 대학생을 초청해 직접 경험담을 듣는 자리도 마련했다.

이런 노력으로 학생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학교에도 잘 적응하고 있지만 한 교사의 걱정은 끝이 없다. 요즘 가장 큰 고민은 탈북학생들의 학력 문제. 탈북과정에서의 학력 결손과 남북한 학령차 등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부를 힘들어하고, 그러다 보니 학교자체에도 흥미를 잃기 때문이다.

그는 “18명 중 상위권에 있는 학생 3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남한 학생들과 평균 20점 정도가 차이난다”면서 “워낙 학력 차이가 많이 나 어떻게 하면 이를 끌어올릴까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이를 위해 이번 학기부터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과 탈북학생들을 연결해주는 1:1 학습 도우미 실시를 준비 중이다.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지만 아직 탈북학생 교육은 시작 단계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한 교사는 “탈북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전무하다”면서 “교육부 통일부 등 관련기관에서 연구학교, 시범학교 등을 통해 누가 이들을 지도하더라도 어느 정도 방향은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탈북 학생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도록 지도 교사 연수를 신설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탈북 학생이 있는 학교간 정보교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엇보다 탈북 학생들이 우리 사회에서 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자신감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자긍심을 길러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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