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양정호 교수(교육학)가 최근 ‘한국교육’에 기고한 논문 ‘중학생의 왕따 발생 요인에 대한 연구’(전국 104개 중학교 2년생 3449명을 대상으로 한 ‘제1차 한국청소년패널조사 자료’(2004) 분석)에 따르면 부정적인 부모상과 부정적인 자아개념을 지닌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왕따를 시킬 가능성도 높고 당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부모상과 자아개념뿐 아니라 성별, 사회·경제적 지위, 동호회 활동여부 등도 왕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왕따를 시키거나 당할 확률이 적었고, 친한 친구가 많을수록 왕따를 당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한 친구의 수는 많을수록 왕따 당할 가능성은 낮았지만, 동호회 활동을 하는 학생의 경우는 오히려 왕따를 시키거나 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가계의 월평균 소득이 높은 잘 사는 학생은 다른 학생에 비해 왕따를 시키는 경험을 할 가능성은 높게 나타난 반면 당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존 연구에서 알려진 것과는 달리 부모 교육수준이나 편부모, 일하는 어머니 등의 가족 구조는 왕따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규모와 소재지, 긍정적 학교풍토 변수도 왕따와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행연구들이 규모가 큰 읍·면지역 학교에서 왕따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결과다.
양 교수는 “부모상과 자아개념이 왕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학교와 가정에서 학생들이 긍정적으로 부모와 자신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며 “왕따 해결을 위한 방안 공모나 또래상담제, 왕따 당하거나 시키는 학생의 개인 심성 변화 프로그램, 수호천사 같은 왕따 예방 프로그램의 개발 및 활용을 통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또 “왕따를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로 생각하기보다는 학교 및 사회차원의 문제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교사들은 체벌을 최대한 자제하고 왕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