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을호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전국 사립대 총학생회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과 정부에 등록금 인상 중단과 재검토, 재정 정보 투명 공개 등을 촉구했다.
정 의원과 학생 대표들은 “등록금 1천만 원 시대가 현실화되면 청년들은 졸업 전에 4천만 원에 달하는 빚을 지게 된다”며 대학의 일방적 인상 중단을 요구했다. 실제 최근 서강대와 국민대를 비롯한 주요 사립대들은 법정 상한선인 3.19% 수준의 인상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는 등록금이 832만 원에서 874만 원으로, 고려대는 833만 원에서 881만 원으로 올랐고, 서강대는 800만 원에서 843만 원, 연세대는 920만 원에서 943만 원, 이화여대는 874만 원에서 902만 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고려대와 한국외대는 올해 법정 최대 인상률인 3.19%를 적용할 계획이다.
정 의원은 “서울의 한 대학은 8천억 원이 넘는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고, 또 다른 대학은 축구장 150개 규모의 토지를 갖고 있다”며 “그런데도 법인 전입금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대학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사실상 학생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인 전입금 비율은 대학 재단이 학교 운영을 위해 투입하는 비용 비율을 뜻한다.
학생들은 등록금심의위원회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학생 위원 전원이 반대해도 인상안이 학교 계획대로 통과되는 구조적 문제와 인상분을 학생 복지에 쓰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학이 학생을 ATM 취급한다”는 강한 비판을 내놓았다.
또한 정부 책임론도 제기됐다. 등록금 동결을 유도하던 국가장학금Ⅱ 유형 폐지 논의로 대학이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인상할 여지가 커진 점과, 대학 법인의 법정 부담금 전입률이 1%대에 불과한 점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한다는 지적이다.
총학생회는 공동행동을 통해 ▲2026학년도 등록금 인상 계획 중단 및 재검토 ▲대학 재정 현황과 적립금 운용 투명 공개 ▲등록금 심의 과정에서 학생 참여 보장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 책임 강화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