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학생의 수준과 요구에 맞춰 수업을 조정하는 ‘적응적 수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교사들의 실제 실천 수준은 국제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성 중심의 평가 문화, 제한된 교육과정과 교사 자율성, 관행적인 전문성 개발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적응적 수업은 현장에 정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2일 ‘교사의 적응적 수업 실천을 위한 원인 진단 및 지원 과제’를 주제로 2026년 KEDI Brief 제1호를 발표했다. 이번 브리프는 ‘교원 및 교직환경 국제비교 연구: TALIS 2024 결과 분석’과 TALIS 2024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TALIS 2024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교사의 적응적 수업 실천 빈도는 OECD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 ‘수업을 계획할 때 학생들의 사전 지식과 요구를 고려한다’, ‘학생이 어떤 주제나 과제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 설명 방식을 바꾼다’, ‘학생의 요구에 따라 수업 방식을 맞춘다’는 문항의 응답 수준은 조사 참여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의 배경으로 세 가지 구조적 제약 요인을 제시했다.
먼저 학생 맞춤형 수업의 전제 조건인 형성평가와 학생 피드백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정책적으로 과정 중심 평가 논의가 확산되면서 학생 피드백 빈도는 증가 추세에 있지만 TALIS 2024 결과를 보면 실제 학교 현장에서 형성평가와 피드백 실천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 평가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강해, 교사들이 적응적 수업을 위한 평가와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분석이다.
또 교사의 수업 자율성 제약도 이유로 꼽았다.
적응적 수업은 교사가 교육과정과 수업 운영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야 가능하지만 TALIS 2024 조사에서 한국 교사들이 체감하는 수업 자율성 수준은 OECD 평균보다 낮았다. 학교와 교사 자율성 확대를 정책 기조로 내세워 왔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과정과 평가의 경직성이 여전히 강해 교사가 교육과정 조정자이자 설계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전문성 개발 구조의 한계도 지적했다.
적응적 수업에는 학생과 수업 맥락에 따라 판단을 조정하는 ‘상황적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문성 개발 기제가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TALIS 2024 결과를 보면 신규 교사에 대한 멘토링 비율은 매우 낮았고, 교사들의 전문성 개발 활동 참여율은 비교적 높았으나 그 질적 효과에 대한 인식은 낮았다. 전문성 개발 참여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주요 제약 요인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향후 학생 다양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응적 수업의 중요성도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 기반 학습 분석 시스템 지원 기반을 마련하고, 교사의 실질적인 수업 자율성을 확보하며, 실천 중심의 협력적 전문성 개발 기제를 구축하는 등 제반 여건을 체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모영민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은 “공정성 중심의 평가 문화, 제한된 자율성, 관행적인 전문성 개발 구조가 적응적 수업을 제약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디지털 기반 학습 분석 시스템 지원, 교사의 실질적 수업 자율성 확보, 실천 중심의 협력적 전문성 개발 기제를 함께 마련해야 현장에서 적응적 수업이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