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추가적인 예산지원이 없으면 올해부터 전국소년체전에 불참하겠다고 공언했던 16개 시·도교육청 교육감들이 슬그머니 약속을 파기, 비난을 사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일부 교육감들은 교육부와 대한체육회의 집중적인 압력과 로비를 받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달 19일 부산시교육청에서 모임을 갖고, 오는 5월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소년체전에 무조건 참가하되 참가종목은 체육과장협의회에 일임키로 결정했으며 31일 대전에서 열린 체육과장 회의에서는 교육과정에 없는 종목까지 포함해 전종목에 참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육감협의회에서는 "조건을 달지 않고 참가해야 한다"는 의견과 "소년체전을 위해 학교체육을 희생할 수 없다"는 견해가 맞섰으나 결국 `무조건 참가' 쪽으로 입장이 정리됐다. 이 자리에는 이기우 교육부교육환경개선국장이 참석해 "장관은 대회불참에 따른 선수들의 불만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에는 참가하는 방향으로 협조해 달라"는 의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체육과장은 "일부 교육감들이 교육부와 대한체육회의 압력·로비에 굴복, `예산지원을 전제로 교육과정 종목에만 참가하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저버렸다"며 "이런식으로 가면 내년에도 예산지원은 못 받고 어린 학생들만 희생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