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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위기의 선생님, 이럴 수 있나"

취재원 동의 없이 왜곡 인터뷰 방송

현장에 일파만파를 불러온 SBS 연속기획 ‘위기의 선생님’이 이번에는 의도를 왜곡한 인터뷰를 취재원의 동의 없이 방송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숭덕초 김상돈 교사는 지난 1일 SBS 이강 기자로부터 지금까지 보도됐던 ‘위기의 선생님’ 내용에 대한 의견을 묻는 인터뷰 요청을 받아 이에 응했다. 김 교사는 “어느 한 부분을 가지고 전체 교사가 그러하다는 인식을 준 것은 지극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고 이 내용은 같은 날 저녁 ‘위기의 선생님, 항의·격려 잇따라’ 꼭지를 통해 방송됐다.

문제는 인터뷰 말미에 이강 기자가 “내일 학부모의 선생님 접대에 대해 보도하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서 시작됐다. 김 교사는 “제발 부탁한다. 공교육을 살리자면서 그런 식으로 접근하지 말아달라. 선생님이 학부모들과 같이 자연스럽게 노래 하나 부르고 나온 게 무슨 큰 문제가 되겠는가. 일반 기업체에서도 식사를 하고 노래방을 갈 수 있지만 엄격한 윤리가 요구되는 교육자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답하며 대화를 마쳤다.

그런데 2일 학부모들의 그릇된 접대문화를 다룬 ‘과잉접대 우려’ 기사가 시작되자마자 ‘찬성’이라는 자막과 함께 김 교사가 ‘노래 하나 부르고 나온게 무슨 큰 문제냐’라고 발언한 부분만 편집돼 방송에 나갔다. 노래방 접대 반대 입장을 밝힌 이창희 교사 인터뷰까지 실리면서 마치 김 교사가 과잉접대 문화를 찬성하는 것처럼 보도된 것이다.

“다음날 아이들이 ‘선생님, 어제 TV 나왔어요’ 하기에 이상해서 확인해봤더니 그런 기사가 나갔더군요. 기자가 보도를 하겠다는 뜻을 알린 적도 없고 취재원으로서 나 역시 보도에 동의한 적이 없습니다. ‘교육자이기 때문에 그런 접대는 피해야 한다’는 취지로 한 얘기를 앞뒤 다 자르고, 더구나 나와 만난 기자가 아니라 전혀 만난 적도 없는 박정무라는 기자가 마치 나와 인터뷰한 것처럼 보도됐습니다.”

4일 SBS를 방문한 김 교사는 자신의 발언이 담긴 녹화테이프 전체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지만 SBS는 이를 거부했다. 김 교사가 언론중재위에 조정신청을 내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자 해당 기자는 김 교사를 만나 “마음 고생하시게 한 것 정말 죄송하다. 선생님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8일 마무리방송에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교사는 “제정신이라면 누가 접대문화를 비판하는 뉴스에서 ‘교사가 학부모와 노래방 가도 아무 문제없다’고 말하겠느냐”면서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할 정도로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일단 SBS에서 후속조치를 약속한 만큼 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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