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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청소년 지킴이' 대원 안명숙주부

"모든 어른들이 지킴이 돼야죠"

1일 오후 3시. 순찰복으로 갈아 입은 安명숙 주부는 완장과 호루라기를 챙겨들고 노원역 4거리로 나간다. 학생들이 하교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 安씨는 자칫 청소년들을 일탈의 길로 유혹하는 하교길을 감시하고 지도하는 `청소년 지킴이' 대원이다. 담배를 피우는 학생은 없는 지, 골목길에서 싸우는 학생은 없는 지…눈길을 쫓아가는 걸음이 빨라진다.

때마침 공원에서 한 초등생의 돈을 뺏으려는 중학생들을 발견한 安씨는 이들을 제지하고 타일러 돌려보냈다. 현재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청소년 지킴이'로 활동하는 安씨는 이미 97년부터 `쌍문4동 주부순찰대' 대장으로 활동해 왔다.

매일 오후 3시부터 4시30분까지 계속되는 하교길 지도에는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골목, 놀이터, 화장실 등 우범지역을 집중적으로 순찰한다. 돈을 뺏고 싸움하는 학생들, 미니스커트에 짙은 화장을 한 채 활보하는 여학생, 학원 빼먹고 놀이터에서 배회하는 초등생을 자주 만난다는 安씨. 처음에는 덩치 큰 학생들이 두렵기도 했지만 이젠 어르고 타이르는 일에 이력이 났다.

安씨는 "아줌마가 뭔데 나서느냐며 대드는 아이들을 대할수록 좌절보다는 잘 이끌어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며 "아이들 심리와 상담요령을 익히기 위해 주기적으로 연수를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安씨는 아이들의 잘못은 결국 어른들의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노원역 근처 유흥가와 PC방, 비디오방에 대한 야간 순찰활동을 펴다 보면 어른들이 아이들의 일탈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 가끔 욕을 하며 내쫓는 업소 주인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지만 순찰대는 이들에게 두려운 존재다.

"장사하려면 어쩔 수 없다는 주인들에게 당신 자식이면 놔두겠냐고 말한다"는 안씨는 "어른들 상술에 아이들이 더이상 희생양이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安씨와 함께 `청소년 지킴이' 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주부들은 40여명. 매일 오후 순찰 덕분에 우범지대의 대명사였던 노원역 주변이 이제는 죄발생률이 현저히 줄어 들었다. 재단 어머니회에서 폭력피해 부모들과 상담활동도 하고 소식지 편집도 맡아 하고 있는 安씨는 앞으로 야간순찰을 더 자주 할 생각이다.

그녀는 "엄마와 아내로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아이들을 지킨다는 보람에 힘든 줄 모른다"며 "모든 어른들이 청소년 지킴이가 될 때까지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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