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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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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새영화> 내 마음의 풍금

누구나 마음 깊숙이 감춰둔 빛바랜 사진이 있다. 열일곱 늦깎이 초등생 홍연(전도연)에게 그 사진은 첫사랑의 기억이다. 산리초등학교에 부임한 총각 선생님(이병헌)에게 반한 홍연은 선생님을 위해 어머니 몰래 씨암탉을 소풍길에 가져가고, 일기장에 선생님에 대한 연정을 구구절절 써 내려가지만 선생님의 마음은 세련된 옆반 담임선생님에게로 향해 있다.

영화 `내 마음의 풍금'은 60년대를 배경으로 소박하고 인정 넘치는 산골마을의 살아있는 풍경을 이끌어 낸다. 이제는 기억 저편에 남겨진 미세한 추억들- LP판, 코니 프란시스의 노래, 양은 도시락, 삐걱거리는 풍금들이 되살아 나오고 아이들은 창틀에 조롱조롱 매달려 유리창을 닦는다.

시간이 갈수록 희미해지는 기억이 있고 선명해지는 기억도 있다. 생각하기 싫은 기억이 있고 아무리 애써도 떠오르지 않는 기억도 있다. 유년시절, 첫사랑. 누구에게나 선명하고 잊을 수 없는 그 기억들은 향수와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정으로 연결됐던 그시절 사제관계가 그리운 만큼 영화 속 에피소드는 정겨워 보인다.

`내 마음의 풍금'이 `내 거실의 풍금'으로 바뀌어 버린 상투적 결말도, 지나치게 코믹한 조연들의 산만함도 추억과 향수는 감싸고 채운다. 너그럽고, 논리보다는 감상으로, 깊이와 색깔이야 어떻든 간에. 추억이란 늘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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