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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소리> '무릎 꿇은 선생님'을 보고

이제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언젠가는 교사가 학부모한테 무릎을 꿇는 일이 올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고 있었다. 교원 정년단축을 위해 교사의 비리를 침소봉대하여 매스컴에서 망신을 주기 시작한지도 벌써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매스컴은 고리의 끈을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교원들의 이야기만 나오면 눈에 쌍심지를 돋우고 적을 대하듯 하는 이들을 보면 언제부터 교원들이 국민들로부터 원성의 대상이 되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굴복하거나 항복을 할 때 취하는 행위이다. 선생님이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으니, 앞으로 어떻게 학생들과 학부모들 앞에 설 것이며 교육할 것인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또 어떤 연유로 전 국민이 보는 9시 뉴스에 무릎을 꿇는 모습이 방영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선생님이 평생 이 업보를 어떻게 안고 살 것인지도 염려스러울 뿐이다. 학교 회의실까지 무리를 지어 들어와서 그들의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앞에 세워놓고, 사표를 내라고 강요를 하고 몰아세우는 행태는 차마 우리 모두가 눈뜨고 보지 말았어야 할 장면이었다. 젊은 새내기 여교사가 얼마나 당혹스럽고 억울하였을지 굳이 듣지 않아도 너무 잘 알 수 있다.

옛날부터 우리나라는 ‘군사부일체’라 하여 나라와 부모와 스승을 동일시하여 스승을 존경하며 살아왔다.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이룬 것도 교육의 힘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세계 각국은 지식정보화 시대에 교육에 더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수교사를 확보하려는 정책적 노력과 우수한 학교교육과정을 위해 촌각을 다투며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학부모와 학생의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고 교육에 대한 왜곡된 기대가 학교공동체를 붕괴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교사들이 신경을 별로 쓰지 않고 편안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도 있다. 학생들에게 적당한 선물을 가끔 사주고, 과제는 될 수 있으면 내지 않으며, 학생들이 좋아하는 즐거운 놀이 활동의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비행이나 잘못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못 본 체하고, 아무리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무관심 속에 방치해 둔다면 아마 인기도 있고 좋아하는 선생님으로 칭송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는 나만의 평안을 위해 적당히 시간만 때우는 선생님으로 안주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학급의 학생들이 등교를 하면 학교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그야말로 좌불안석하며 생활지도와 학습지도로 잠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바쁜 생활을 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 교원들도 반성할 여지가 많이 있다. 오이 밭에서 신발 끈을 매지 말고 배 밭에서 갓끈을 매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학부모들이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언행에 신중을 기하고 교원윤리강령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촌지와 관련되는 부끄러운 행위나 성적과 관련된 부정행위는 없어져야 한다. 우리 스스로 그러한 비양심적인 교사들은 교원의 집단에서 배제해야 할 것이다.

학부모들도 교원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꿔야 한다. 그들의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믿지 못하면 어떻게 교육이 이루어진단 말인가. 교사의 권위가 실추되고, 사기가 저하된다면 교육에 대한 열의는 떨어지기 마련인 것이다. 교사와 학생이 인격적 만남이 가능한 학교 공동체 구축을 위해서는 정부와 매스컴의 협조가 있어야만 한다. 그들도 오늘과 같은 볼썽사나운 사태에 일조했다는 것은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무릎을 꿇은 교사’의 전국적인 방영은 우리 30만 교원전체에 충격이다. 뒤늦게 그들이 담당교사에게 사과문을 쓰고 반성을 하였다고는 하나 이미 모든 사안은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 상황이며, 전 교육자들의 뇌리에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교직단체에서는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용서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 또한 과거에 학교교육이 이미 잘못 이루어졌기 때문이며, 그들을 가르친 사람이 바로 우리 교육자들이 아닌가. 우리 모두가 교육을 위해 전력을 다한다면 이번 기회가 전화위복이 되어 우리의 미풍양속인 스승존경 풍토가 다시 정착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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