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언젠가는 교사가 학부모한테 무릎을 꿇는 일이 올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고 있었다. 교원 정년단축을 위해 교사의 비리를 침소봉대하여 매스컴에서 망신을 주기 시작한지도 벌써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매스컴은 고리의 끈을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교원들의 이야기만 나오면 눈에 쌍심지를 돋우고 적을 대하듯 하는 이들을 보면 언제부터 교원들이 국민들로부터 원성의 대상이 되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굴복하거나 항복을 할 때 취하는 행위이다. 선생님이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으니, 앞으로 어떻게 학생들과 학부모들 앞에 설 것이며 교육할 것인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또 어떤 연유로 전 국민이 보는 9시 뉴스에 무릎을 꿇는 모습이 방영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선생님이 평생 이 업보를 어떻게 안고 살 것인지도 염려스러울 뿐이다. 학교 회의실까지 무리를 지어 들어와서 그들의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앞에 세워놓고, 사표를 내라고 강요를 하고 몰아세우는 행태는 차마 우리 모두가 눈뜨고 보지 말았어야 할 장면이었다. 젊은 새내기 여교사가 얼마나 당혹스럽고 억울하였을지 굳이 듣지 않아도 너무 잘 알 수 있다
교사를 너무 일찍 교단에서 몰아내는 것은 누구인가. 소위 말하는 유능한 교사들이 교단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주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장학사나 연구사 아니면 교장, 교감이 되어 일찌감치 관리직에 길을 들여놓는 것을 최고의 목표를 두고 있으니 이 나라의 교육은 보지 않아도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다. 교사들은 교육경력 10년만 넘으면 너나 할 것 없이 승진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에 들어가고 있다. 이는 학생을 잘 가르쳐서 승진을 하자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승진을 위한 일에 매진하게 함으로써 학생교육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개혁위원회에서는 여론을 수렴하여 승진을 위한 교육경력을 더욱 낮춘다고 하니 우리나라 교육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구태여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차라리 발령을 받은 이후 그동안의 모든 학생지도 실적을 학점화하여 인정한다면 ‘평소에 꾸준히 노력한 분’이라 인정한다지만 지금의 승진규정은 모순투성이다. 한동안은 교직종합발전방안에 따라 승진과 수석교사제가 이원화되어 이루어질 듯했다. 그러나 여론에 밀려 아무런 시비 거리가 없는 공통가산점은 교육부에서 일괄 적용하고 그 외 가산점은 시·도교육감 위임사항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벽지학교에 근무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