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실업계 고교생의 기업체 파견 현장실습 시기 및 대상을 제한하자 일선 실업계 고교와 학생들이 "현장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조치"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25일 경기도교육청과 도내 일선 실업계고교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실업계 고교 현장실습 운영 정상화 방안'에서 올해부터 실업계 고교 3학년생들의 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2학기 교육과정의 3분의 2를 이수하고 졸업후 해당 산업체에 취업이 보장된 경우'에 한해 실시하도록 했다.
이는 실업계고교생 현장실습이 그동안 교육과정의 하나라기보다는 산업체의 저임금 단순대체인력 확보 수단으로 전락, 학생들의 진로와 연계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매년 1학기가 끝난 직후인 7월말 또는 8월초 시작됐던 실업계 고교 3학년생들의 현장실습은 올해부터 10월말 또는 11월초이후에나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같은 조치이후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실업계 고교생이라고 밝힌 네티즌들의 항의성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수원 모 공고에 재학중이라고 밝힌 '가난한 공고생'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실업계 고교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다"며 "이런 학생들은 현장실습을 통해 대학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갑자기 현장실습 시기를 늦추면 어떻게 하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다른 한 네티즌도 "어려운 가정형편이나 대학등록금 마련 등을 위해 현장실습 나가기만을 기다리는 학생이 우리반 전체 학생의 80%가 넘는다"며 "갑작스러운 교육부 조치에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학교측의 불만도 적지 않아 수원의 한 실업계 고교 관계자는 "매년 2학기에는 3학년 학생들이 대부분 현장실습을 나가기 때문에 올해도 예년과 같이 3학년생들의 2학기 교육과정을 편성해 두지 않은 상태"라며 "교육부 조치에 따라 3학년생들의 2학기 교육과정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갑자기 만들려니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의 현장실습을 위해 이미 유관기관과 현장실습비 보조등의 업무협의도 마무리된 상태인데 이것도 백지화해야 할 상황"이라며 "교육부의 현장실습 관련 조치를 유예기간을 두는 차원에서 내년부터 적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북부 한 공업고교 관계자도 "학기초에 교사 및 학생들의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토대로 '1학기를 마치고 현장실습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라며 "이 계획에 맞춰 그동안 학생들의 수업을 진행해 왔는데 갑자기 현장실습 시기가 늦춰져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실업계 고교생들의 기업체 파견 현장실습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돼온 측면이 있다"며 "현장실습 시기를 늦춘 것은 학생들의 교육측면에서도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