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는 3일 오후 1시 교내 백주년기념관 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 1천200여명을 대상으로 2007학년도 수시모집 면접구술 예시문항과 2008학년도 논술 출제경향 및 예시 문항을 공개했다.
연대가 면접구술 문제 유형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수험생과 교사 등의 큰 관심을 모았다.
연대는 그동안 수시모집 면접구술 시험시 전공적성과 리더십, 창의력 등 다양한 요소를 평가했으나 자칫 '말 잘하는' 학생에게만 유리할 수 있다고 보고 올해는 전공적성과 태도만 평가하기로 했다.
면접 질문도 짧은 문장에서 긴 제시문과 도표 등을 활용한 논술형으로 바꿨다.
응시자는 질문지를 받고 20∼30분 동안 생각을 정리한 뒤 3명의 면접관 앞에서 개별적으로 15∼30분 동안 답변해야 한다.
인문계열 예시문항은 니체의 '바그너의 경우'와 사이죠오 야소의 '두 송이의 사쿠라'에서 발췌한 제시문을 주고 국가주의를 최근 동아시아의 정세에 적용해 설명하도록 하는 등 세 가지 질문에 답하도록 했다.
사회계열 예시문항은 이동전화와 인터넷서비스 가입자수 등을 나타낸 표와 마크 포스터의 '뉴미디어의 철학'에서 발췌한 글을 제시하고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와 시ㆍ공간의 관계, 테크놀로지와 공(公)ㆍ사(私) 개념의 관계를 논하도록 했다.
자연계열 예시문항의 경우 '에너지수요와 이산화탄소 배출전망'에 대한 도표를 주고 2005년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등을 구술하도록 했다.
연대는 2008학년도부터 자연계열 논술고사를 신설하고 정시모집 뿐만 아니라 수시모집에서도 논술고사를 시행하되 2008학년도 논술은 지금까지 고전에서 발췌한 제시문을 주고 서술하도록 한 방식에서 '다면사고형' 논술로 전환할 예정이다.
'다면사고형' 논술은 고전 발췌문과 함께 수리적 연산, 통계도표, 그림 등을 제시문으로 주고 2∼3개의 질문에 150분간 서술하도록 하는데 각 질문마다 배점과 글자수 제한이 다르다.
인문사회계열 예시문항은 지니계수 도표, 정약용의 '전론' 중 노동량에 따른 배분을 논한 부분 등 4가지 제시문을 주고 사회의 소득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평등과 재분배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묻는다.
자연계열 예시문항은 출생률 도표, 저출산, 진화의 문제 등을 담은 제시문을 주고 우리나라의 인구변화가 미래사회에 미칠 영향을 800자로 논하라는 등 3가지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대광고 3학년 정장회(18)군은 "구술문제를 처음 공개한다고 해서 설명회에 참석했다"며 "구술문제 유형이 논술과 비슷한데 글이 아니라 말로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사고력보다는 순발력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교 2년생 학부모 정연희(48.여.교사)씨는 "2008학년도 논술문제를 접해보니 아이가 과연 학교에서 준비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며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놓고 논술연습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결국 학원을 보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