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학생들은 이념이나 사상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P세대'(Pragmatic Generation)로 명명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최평길 명예교수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30년 간 대학생 의식구조를 분석, 13일 발표한 자료에서 "기존의 규정화, 의식화된 세대와 달리 2000년대 대학생들은 다변적ㆍ실용적 사고를 지닌 'P세대'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대학생들의 의식구조 분석을 위해 1977년, 78년, 87년, 93년, 2005년 등 30년 가까운 시차를 두고 각각 전국의 대학생 1천500~3천명을 설문조사했다.
조사 결과 '목표 달성의 방법'을 묻는 질문에 1977년 조사에서는 전체의 82.7%가 '합법적 방법을 쓰겠다'고 답했지만 이 비율은 1987년 54.8%, 2005년 46.3%로 줄어들었다. 반면 '비합법적 방법도 괜찮다'는 응답은 1977년 8.4%에 불과했으나 2005년엔 23.8%로 뛰어 올랐다.
대학생활 지향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2005년 조사 결과 '전공지식 습득'(34.5%), '취업 준비'(29.5%), '대인관계 형성'(26.2%) 등 실용적 목표를 최우선에 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학생 운동'을 꼽은 학생은 0.9%에 불과했다.
특히 학생운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1987년 13.5%, 1993년 5.7%에서 2005년 18.8%로 늘었다.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 역시 1978년 조사에서 대학생들은 '북한 남침'(63.5%)을 가장 큰 요소로 꼽았으나 2005년 대학생들은 '경제 침체'(40.6%)라고 답해 의식이 크게 변화했음을 보여줬다.
최 교수는 "P세대들은 이념보다 실체를 중시하고 실리 추구를 위해 좌우 이념을 넘나들며 개인주의에 치중하면서도 가족, 이웃 등 공동체 질서에도 민감히 반응한다"며 "대학생의 의식구조가 진화하듯 우리 사회 시스템 또한 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