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공계 신입생들이 서술형 수학 문제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공대와 자연대, 농생대 등 2006년도 이공계 신입생을 대상으로 수학 성취도를 평가한 결과 일부 서술형 문제에서 전체 응시자의 90% 이상이 0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16일 밝혔다.
그러나 단답형 문제는 서술형보다 점수가 훨씬 좋아 수능 등 정답만을 요구하는 지금의 학력평가 제도가 학생들의 실력을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시 합격생을 대상으로 치른 수학성취도 평가에서 응시자 532명 중 서술형 9번과 7번 문제에서 0점을 받은 학생은 무려 500명(93.9%)과 402명(75.5%)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 시험에서 서술형 문제는 모두 7문제가 출제됐는데 전체 평균은 40.66점(100점 만점)에 그쳤다.
올해 2월 정시 합격생 752명을 상대로 실시한 평가에서도 서술형 12번은 676명(90%)이 0점을 받았고 11㈏)번은 611명(81.2%)이 0점 처리됐다.
평균은 43.72점(100점 만점)이었고 특히 10명 중 9명꼴로 0점을 받은 12번의 평균은 100점 만점에 3.81점이었다.
그러나 신입생들은 단답형 문제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수시 모집의 단답형 1번은 평균 점수가 93.72점(100점 만점)이 나왔고 5번 89.47점, 6번 81.39점 등 평균 70.57점이었다.
정시 모집도 단답형 1ㆍ2번이 각각 92.35점과 97.16점을 기록하는 등 평균 75.82점으로 서술형 평균(43.72점)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
서울대는 70점 이상을 받은 137명(10.1%)을 '고급수학' 수강 대상자로 선정했고 30점대 점수를 기록한 223명(16.4%)을 기초반 또는 특별강좌에, 나머지 914명(67.6%)을 정규반에 편성했다.
단과대별 고급수학 대상자 비율은 자연대가 13.1%, 공대가 12.3%를 기록했고 농생대는 0.01%(2명)뿐인 반면 기초반 또는 특별강좌 대상자는 농생대가 37.2%로 자연대(13.8%), 공대(10.3%)보다 훨씬 많았다.
서울대 수리과학부 계승혁 교수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서울대 신입생들도 이공계열에서 필수적인 수학과목의 학력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수능 등 객관식 문제로 학생들의 학력을 평가하는 현행 교육 제도의 영향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