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농업고등학교가 기업 경영 기법을 교과 과정과 접목시킨 '학교 기업' 운영으로 존폐 위기에 처한 농어촌 실업계 고교의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구례농고에 따르면 2004년 3월 농어촌 소재 학교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학교기업 실험연구학교'로 지정받아 3년째 농촌학생들에게 기업경영 기법을 가르치고 있다.
이 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학교 기업은 과자, 빵을 만들어 판매하는 '섬지뜰 제과'와 7가지 각종 야채를 생산.판매하는 무농약 채소 농장이다.
'섬지뜰 제과'는 지난해 말 제빵 공장과 판매장을 만들고 식품제조업 허가를 받아 우리밀과 산수유, 녹차 등 구례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각종 과자와 빵 34개 품목을 만들어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순천, 광양, 곡성 등 인근 학교와 교육청 등에 납품, 맛과 가격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섬지뜰 제과'는 학교에서 고용한 21년 경력의 제빵 기술자가 식품가공과 학생 등 향후 제과.제빵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을 직접 지도, 자격증 획득과 창업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지난해 6천만원에 이어 올해는 1억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또 원예과 학생들은 상추, 쌈케일, 청경채, 쑥갓 등 채소를 무농약 유기농법으로 재배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농약 인증을 받았으며 소비자들로부터 주문이 쇄도, 올들어 300여만원의 판매실적을 거두고 있다.
특이할 만한 점은 학생들이 재배 및 제조, 생산 기술에서부터 시장조사, 납품, 계약, 판매방식 등 경영기법을 그대로 배워 실제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수진(18.식품가공과)양은 "평소 하고 싶었던 빵을 만들 수 있어 너무 좋다"며 "무기력한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정례 교사는 "학생들을 특기 적성교육과 연계하여 집중 지도하고 있다"며 "기업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100% 기능사 자격을 취득한 상태인데 학생들 대부분 졸업 후 창업을 마음에 두고 기술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구례농고의 이러한 학교기업 운영과 성과는 그동안 침체된 실업계 고교가 부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 볼수 있는 대목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김철식 교감은 "짧은 기간에 이처럼 좋은 성과를 낼 줄 미처 몰랐다"면서 "내년부터는 지원이 끊겨 독립채산제로 운영할 수 밖에 없는데 인건비라도 보전해 주었으며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