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교육부총리가 교수 시절 논문 의혹으로 취임 13일만인 2일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이 4일 이전에 사표를 수리할 경우 역대 교육계 수장(首長) 가운데 최단명 2위에 오르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정부 수립 이후 안호상 초대 문교부 장관부터 김진표 교육부총리까지 58년 간 '백년대계'라는 교육정책의 수장을 맡았던 장관은 모두 49명으로 평균 재임 기간은 14.2개월로 1년이 조금 넘는다.
그러나 근래에는 교육 수장의 평균 재임기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어 '백년대계'라는 말뜻을 무색케 하고 있다.
역대 정권별 평균 재임기간은 문민정부(김영삼)때 1년, 국민의 정부(김대중)때 8.6개월이었으며, 참여정부(노무현) 들어서는 3년 5개월 간 윤덕홍, 안병영, 이기준, 김진표, 김병준씨 등 5명이 거쳐가 평균 재임 기간이 8.2개월에 불과하다.
장관에서 부총리직으로 격상된 이후에는 2001년 1월29일 한완상씨부터 이상주, 윤덕홍, 안병영, 이기준 , 김진표, 김병준씨 등 모두 7명이 교육수장을 맡았다.
5년 6개월만에 7명의 부총리가 바뀌어 평균 재임기간은 9.4개월에 그친다.
역대 최단명 교육장관 기록은 2005년 초 도덕성 시비 등에 휘말려 사임한 이기준 전 부총리가 갖고 있다. 그는 당시 임명장을 받은 지 57시간 30분만에 사퇴의사를 밝혔는데 대통령이 사표를 공식 수리한 기준으로 따지면 임명장을 받은 지 5일만에 물러난 셈이 됐다.
제2공화국 당시 윤택중(9대) 장관은 17일만에, 41대 송자 전 장관은 25일만에 그만뒀다.
윤 장관은 5ㆍ16 군사쿠데타로, 송 전 장관은 취임 전부터 자신과 부인 등 가족의 이중국적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가 참여연대의 삼성전자 실권주 인수 폭로와 한일은행 사외이사 자격 논란 등으로 퇴임했다.
반면 역대 최장수 교육장관은 전두환 정권 당시 3년4개월22일 간 재임한 이규호(25대)씨이며, 박정희 정권 때 민관식(20대ㆍ3년3개월13일)씨가 그 다음 장수장관 기록을 남겼다.
재임 2년을 넘긴 장관은 백낙준(2대)과 이선근(4대)ㆍ최재유(6대)ㆍ홍종철(19대)ㆍ유기춘(21대)ㆍ손제석(27대)ㆍ정원식(30대)씨 등 7명뿐이다.
김진표 전 부총리는 2005년 1월28일부터 2006년 7월21일까지 1년 6개월 간 교육수장을 맡아 근래들어 보기드문 장수 기록을 세웠다.
윤덕홍 전 부총리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 문제로 9개월만에, 안병영 전 부총리는 수능시험 대규모 휴대전화 부정사건으로 1년만에 물러났다.
역대 장관 중 두차례 교육수장을 맡은 사람은 권오병씨와 안병영씨로 권씨는 박정희 정권 때 16ㆍ18대 연달아 장관에 발탁됐고, 안씨는 문민정부에 이어 참여정부에서도 발탁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성격상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인 데다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입시 문제 등이 터지면 일단 민심 수습 차원에서 장관을 교체하는 바람에 갈수록 임기가 짧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모든 부처를 망라해 최단기간에 퇴임한 장관은 안동수 전 법무부 장관으로 2001년 5월21일 취임 후 '충성메모' 파문으로 불과 43시간만에 자진사퇴했으며 박희태 법무장관, 박양실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장관, 허재영 건설교통부 장관이 각 10일만에, 최낙정 해양수산부장관이 14일만에, 김태정 법무장관이 15일만에 물러났다.
김병준 부총리는 2일 사표가 수리될 경우 역대 장관 중 안동수.이기준.박희태.박양실.허재영씨에 이어 여섯번째 최단임 장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