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모집난에 허덕이는 지방대학들이 수시 1학기 모집에서 동점자를 양산시켜 정원의 2-3배에 해당하는 합격자를 배출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 23일 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광주 A대학은 최근 수시 1학기 모집에서 108명 정원에 320명을 합격시켰으며 B.C 대학은 각각 300 여명 모집에 700명과 650명을 합격시켰다.
모집정원을 훨씬 초과하는 합격자가 나온 것은 대학들이 '동점자 전원 합격처리' 규정을 악용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내신성적만으로 합격자를 선발하는 수시모집에서 15등급으로 내신성적을 분류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수도권 대학과 달리 3-5등급으로 응시생들의 성적을 분류, 동점자와 합격자를 양산시켰다.
이 같은 현상은 전남대, 조선대 등 신입생 모집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학을 제외한 거의 모든 대학에서 나타났다.
해당 대학들은 복수대학 합격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등록을 유도하는 등 유치전을 벌이고 있어 다음달 등록이 끝난 뒤 실제 수시모집 정원 이상의 학생을 입학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은 수시모집을 입학자원이 고갈되는 정시모집에 앞서 단 1명의 신입생이라도 더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내신성적을 3-5등급으로 분류하다 보니 변별력을 잃어 학생들은 사실상 원서만 내면 합격할 수 있는 현실"이라며 "대학 측에서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신입생 확보가 어려운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