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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터뷰> 김민하 평통수석부의장 인터뷰

"이질감 해소 교육자들이 나서야" 의견일치
민관 `남북교육교류협력준비위' 구성해야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통일교육 성안 필요"

`6·15남북 공동선언문'을 도출해낸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기대 열기가 뜨겁다. 치욕과 회한의 분단역사가 청산되고 화해와 협력의 공존공영의 시대가 도래하리란 희망이 7천만 동포 모두에게 차오르고 있다. 13∼15일간 김대중대통령을 수행해 북한을 다녀온 김민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한국교총 회장)을 만나 직접 보고 들은 북한 실정과 교육계 모습, 그리고 통일교육의 지향점 등을 들어봤다.

-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7천만 동포 뿐 아니라 세계인 모두에게 놀라움과 찬탄을 불러일으켰다. 수행원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다녀오신 소감은.
"한마디로 엄청난 감격의 연속이었다. 특히 평생을 교육계에 종사하면서 통일문제를 공부해온 본인으로서는 더할나위 없는 체험의 시간이었다. 주요내용들은 보도를 통해 국민 모두가 알고있지만, 체류기간 내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평양시민이 보여준 환영과 접대는 혈육의 정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 체류기간 동안 북한의 교육시설이나 교육계 인사와 접촉할 기회가 있으셨는지.
"각계 대표로 구성된 특별수행팀의 역할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이었다. 나는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자격으로 수행팀에 합류했지만, 제한된 시간과 여건하에서도 북한의 교육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이를 살펴봤다. 특히 변형립 교육상, 김영대 민족화해위원장 등과 자연스럽게 남북 교육교류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현재의 심각한 남북 이질감 해소를 위해서는 교육자들이 나서야 한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나는 남북한을 막론하고 일제시대 우리나라 교육자들은 조국 독립을 위해 크게 애썼고 해방후에는 산업화에도 이바지했다고 전제한 뒤, 남북 이질화의 깊은 골을 덮어나가기 위해 남북 교육자들이 힘을 합쳐 교육협력에 힘쓰자고 말했다. 북측인사들도 나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 남북 교육교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하셨는지.
"구제적인 교류방안을 확정할 위치에 있지않아 `이렇게 했다'라고 확실하게 이야기하지는 않았으나 초·중·대학별로 다양한 교류가 필요하다는데는 같은 생각이었다. 특히 교원교류의 필요성도 인정되었다. 초·중·대학생들 역시 수학여행이나 학술탐사, 예·체능 교환 공연 등의 방식으로 접촉과 교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다. 교원교류의 경우, 92년부터 한국교총과 북한의 `조선교육문화일꾼직업동맹'간에 접촉과 남북교원교류 협의, 이와관련한 제안서 교류 등의 구체적 추진과정이 있었고 최근에는 교원노조와 북측 교육계간의 물밑 접촉 등이 있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남북교류 상설기구가 설치되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되겠지만, 남북 모두 교육교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만 해도 큰 수확이었다. 교원교류와 관련, 내 생각으로는 한국교총과 양 교원노조가 대화창구를 단일화해야 하리라 본다."

-이와관련 오는 11월 서울에서는 교총과 교원노조가 공동 개최하는 세계교원단체(EI) 지역회의인 `제5차 동아시아교육회의'가 열릴 예정으로 있다.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몽골 등 이 지역 교육대표 150여명이 참석해 `인터넷 시대의 공교육 향상'을 주제로한 국제회의다. 교총은 이 행사에 북한 교원단체대표를 초청할 계획이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민주평통도 적극 지원하겠다."

- 6·15 공동선언문의 4항(경제 협력 뿐 아니라 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분야 등의 협력과 교류 활성화) 실천을 위해 교육계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북측은 이에 대해 매우 적극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본다. 우리 역시 남북 교육교류에 발빠른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내 생각에는 교직단체와 정부, 시민단체 등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남북교육교류협력준비위원회'같은 것을 조속히 구성해 준비작업을 해야 한다고 본다."

-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기대에 비해 현재의 통일교육은 경직성이나 편협된 시각 등 적지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최근 민주평통이 실시한 일선교원을 대상으로한 통일교육 실태 여론조사 결과 75%의 중·고교 학생들이 `통일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응답하고 있다.
"심각한 문제다. 남북통일은 사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이뤄내야할 과제다. 이런 관점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한민족 동포애를 가르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 뿐 아니라 기성세대와 교육자 모두가 통일교육에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청소년들의 통일의식이 왜곡돼 있는 것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경도된 대북 시각과 타도대상으로만 치부됐던 반공 이데올로기 교육 탓이다. 이제야말로 상호 이해하고 협력하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통일교육이
성안되고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 방북기간 동안 북한 교육계를 돌아볼 기회가 계셨는지.
"북한 당국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인민대학습당을 방문해 보니 대지만 3만평이고 소장 책수가 3000만권이나 되며 산하 연구소가 600여개나 된다고 했다. 학생 뿐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 평생교육과 재교육 기능까지 맡고 있었다. 또 조선컴퓨터센터를 찾아가보니 우리와 마찬가지로 정보화교육에 큰 힘을 쏟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학과 정보화에 대한 남북간 학계, 교육계, 산업계의 공동협력 방안이 절실하다는 점을 절감했다. 또 만경대소년궁전에서 관람한 공연은 그들이 우리의 전통문화와 현대예술을 적절하게 접목해 교육하고 있다는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역사교육을 충실하게 실시하고 있고 국가와 부모에 대한 공경심, 조상에 대한 예의 등은 매우 철저히 가르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 이번 방북을 통해 우리민족이 언제쯤 통일되리라 느끼셨는지.
"상당기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본다. 독일의 경우 9차례의 정상회담과 20여년의 준비기간이 걸렸다. 우리는 극단적 대치와 전쟁을 치른 뼈아픈 체험을 갖고 있다. 이질감을 해소해 가면서 신뢰와 협조관계를 우선 구축해야 한다. 점진적으로 남북이 상대방의 실체를 인정하면서 교류 협력과정을 거쳐 `서로 승리하는 방식'의 통일로 연착륙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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