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치러진 2006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성적이 논술에 비해 2배 이상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근 서울대가 현재 고교 2년생부터 적용되는 2008학년도 대입 전형계획을 발표하면서 논술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학생부의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는 17일 "2006학년도 지원자를 대상으로 점수 분포를 통한 전형 요소별 영향력 평가를 실시한 결과 학생부 성적이 논술보다 2배 이상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06학년도의 경우 수능의 변별력이 높아 학생부보다 영향력이 약간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는 그러나 "세부적인 수치는 2007학년도 입시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공개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는 이와 함께 2008학년도 전형 논란과 관련, 내년 3월 모의고사를 실시해 논술의 실질 반영률을 확정키로 했다.
이럴 경우 논술의 실질 반영률은 서울대가 밝힌 명목 반영률 30% 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입학관리본부 관계자는 "현재에도 논술에 기본점수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완전히 0점에서 만점까지 점수를 주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모의논술을 실시해 학생들이 어느 정도 성적 분포를 보이는지 확인해서 실질 반영률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교육부총리 후보자는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안 논란과 관련, "대학이 고등학교 교과과정의 정상적 운영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하겠다"며 "서울대의 입시안이 고교의 정상적 교육과정을 잘못 끌고 가고 있다는 우려가 있어 서울대를 설득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교육부 이기봉 대학학무과장은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대학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학생부에 기본점수를 주는 것처럼 논술에도 대부분의 대학이 기본점수를 주기 때문에 2008학년도 입시에서 논술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은 지나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또 "학생부도 대학이 활용하기에 따라 충분히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2006학년도 수능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 3개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은 전체 응시자의 0.85%에 불과했고 지난해 2학기 고교 1학년의 학생부에서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5개 과목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은 0.3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대는 학생부의 경우 420점 만점에 396점을 기본점수로 주기 때문에 실질반영률은 5.7%이며 논술의 경우 만점의 70~80%대를 기본점수로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