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에 따른 융합인재 양성 요구에 따라 각 대학별로 융합학과 운영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체계적인 추진,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달 24일 발간한 KEDI BRIEF 14호 ‘대학의 융합교육, 현황과 과제: 융합학과 운영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각 대학이 운영하고 있는 융합학과 수는 2014년 100개에서 2023년 557개로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전체 학과 수에서 융합학과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2014년 0.8%에서 4.4%로 늘었다.
고등교육 분야에서 노동시장의 인력 수급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강조돼온 융합교육에 정부가 대학재정지원사업과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융합교육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한 결과라는 것이 개발원의 분석이다.
실제로 융합학과 졸업생의 취업률은 전체 학과 평균보다 높게 나왔다. 융합학과의 경우 2014년 70.7%를 기록한 뒤 2017년 73.1%까지 올랐다가 이듬해 67.1%로 낮아졌다.
2020년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69.6%까지 회복한 상태다. 일반학과의 경우 평균은 2014년 이후 60% 내외의 취업률을 보이다 2020년 58.1%로 저점을 찍은 뒤 상승 반전해 2022년 63.8%를 기록했다.
하지만 보고서에서는 융합학과를 신설한 학교 중 다수가 기존 학과 체계를 유지하거나 학과 또는 단과대의 명칭만 바꾸는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비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융합학과 폐지가 늘면서 융합교육이 근시안적을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도별 융합학과 폐지 변화 추이는 2020년 18.5%, 2021년 20.9%, 2022년 26.2%, 2023년 30.9% 등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예림 연구원은 “융합학과가 대학 구성원의 자발적 추진보다는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 대응하기 위해 양적으로 확대됐지만 지속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대학 융합교육의 안정적 운영과 지속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융합모델 개발, 팀티칭같은 협력적 연구분위기 조성 등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