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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학생들에게 따뜻한 급식을"

창원지역에서 유일하게 학교급식이 실시되지 않고 있는 중학교에서 교사들이 급식시설 설치를 위해 인터넷에 집단민원으로 올려 창원시청이 이를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사립학교인 경남 창원시의 창원여자중학교는 창원지역 92개 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학교급식이 실시되지 않고 있는 곳으로, 학교 내에 급식소를 지을 부지가 없어 학생들이 대부분 외부의 위탁업체에서 도시락을 반입해 먹고 있다.

그러나 위탁업체의 도시락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는 등 음식의 질과 위생상태, 편의성 등이 떨어져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과 함께 학교급식소 설치에 대한 바람이 일었다.

문제는 이 학교 옆에 학교부지로 지정된 2천300여평의 창원시 소유 공터가 있음에도 이 땅을 활용해 급식소를 짓지 못하고 있는 것.

사립학교인 이 학교가 급식소를 짓기 위해서는 직접 부지를 구입해야 하는데 30억원에 이르는 땅값 때문에 부지를 구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다못한 이 학교 교사 10여명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창원시청, 경남도교육청, 경남교육위원회 등에 직접 "아이들에게 학교 급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학교부지 매입을 도와달라"는 내용의 민원글을 잇따라 올렸다.

교사들은 또 학생들에게도 자신들의 활동 내용을 알리면서 동참을 권유, 학생과 학부모들도 학교급식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호소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처럼 집단민원이 올라오자 창원시에서도 태도를 바꿔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창원시청 관계자가 지난 18일 학교를 직접 찾아가 "충분히 뜻을 알았으니 민원글을 그만 올려달라"면서 "관련 법령을 검토해 부지를 저가에 매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창원시와 학교 사이의 토지 매각 협상은 '급물살'을 타게 돼, 빠르면 내년 3월께 급식소를 설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민원을 제기한 이 학교 홍명수 교사는 "학생들이 비위생적이고 질 나쁜 위탁 도시락을 먹는 게 항상 마음에 걸렸다"면서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교사들 사이에 모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 김상철(54)씨는 "사립학교도 공립학교와 똑같은 공교육기관인데 급식시설 설치의 책임을 학교쪽에 돌리는 점이 안타까웠다"며 "학교가 땅을 구입할 재력이 없는 이상 정부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생각해 민원을 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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