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수학여행 버스와 승용차 등이 빗길 고속도로에서 8중 추돌사고를 일으켜 고교생 13명과 승객 등 18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하는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14일 오후 2시40분께 경북 김천시 봉산면 광천리 경부고속도로 추풍령휴게소 남쪽 1㎞지점 하행선에서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멈춰선 5톤트럭을 부산 부일외국어고 1학년 수학여행단을 태우고 뒤따르던 관광버스 2대와 승용차 등이 연쇄 추돌했다. 추돌사고 직후 승용차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 순식간에 학생들이 탄 관광버스를 덮치는 바람에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학생들이 대부분 불길에 희생됐다.
한편 아수라장의 사고현장에서도 사도(師道)는 살아있었다. 13명이 희생된 버스에 타고 있던 윤현정교사는 충돌 순간 앞쪽에서 붙은 불이 안쪽으로 번지자 "불이야"라고 소리치며 잠자고 있거나 충격에 정신을 잃은 제자들을 깨웠다.
앞문이 열리지 않자 학생들을 침착하게 뒤편으로 피하도록 한 뒤 "모두 유리창을 깨"라고 지시하고 자신도 음료수병으로 유리창을 깼다. 당황한 학생들을 한명씩 유리창 밖으로 내보냈고 불길이 몸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도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러나 윤교사는 병원에서 깨어나자마자 "내가다 살렸어야 하는데…"라며 숨진 제자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다 다시 혼절했다.
#교총, 부상교원 위로
한국교총은 부산 부일외고 수학여행단 교통사고와 관련, 사망자에게 조의를 표하고 부상한 교원을 위로했다. 교총은 18일 부일외고에 설치된 분향소에 회장명의의 조화를 보내는 한편 이충규부회장이 이번 사고로 부상한 고영식·김희정·윤현정교사를 직접 방문, 위로금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