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엔 교사와 학생이 있습니다. 둘 사이엔 서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가끔 그 교감에 너무 무심했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까. 나는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나를 둘러싸고 있는 그림엔 어떤 풍경이 펼쳐지고 있는지 한번쯤 돌이켜 보면 어떨까요. 첫 주제는 '교사의 잔소리'입니다.
① 잔소리 교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좀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런 염원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교사의 손을 잡고 손쉽게 '경험'이라는 강을 건너지 못한다. 교사는 그것이 무척 안타깝다. 그래서 잔소리의 강도는 점점 심해진다.
"공부해라" "공부나 해라" "공부 좀 열심히 해라" "너흰 정말 커서 뭐가 될려구 그러니" "그러지 마라" "그런건 어른되서 해두 충분해요" "야야 배워서 남주냐" "다 너희 잘되라고 그러는 거다"
통신(천리안 대화방 '세상사는 이야기'에 올라온 중고생의 글을 모았습니다)을 통해 교사가 제일 많이 하는 잔소리가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대답의 90% 이상이 '공부'와 관련되거나 아니면 '∼하지마라'였다.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말하는 교사와 이 말을 제일 듣기 싫은 잔소리로 여기는 학생들. 왜 교사는 이런 잔소리를 하고 있는 것일까.
교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좀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런 염원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교사의 손을 잡고 손쉽게 '경험'이라는 강을 건너지 못한다. 교사는 그것이 무척 안타깝다. 그래서 잔소리의 강도는 점점 심해진다.
학생들은 잔소리 듣는 것을 싫어한다. 그렇지만 학생들이 싫어한다고 잔소리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어른 되려면 까마득 한데…"라고 응답한 학생도 있었지만 교사가 걸어온 인생길을 똑같이 거치면서 그들도 교사의 '잔소리'에 나름대로의 고통과 그만 그만한 이유가 있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아, 이래서 선생님이 그런 말을 했구나, 또는 선생님도 한 인간일 뿐이구나. 부족하고, 일관되지 못하고, 잔소리라는 별로 효과 적이지 못한 방법으로라도 우리를 바르게 이끌려고 애쓰셨구나라 고'.
잔소리라는 이름의 족쇄는 언젠가는 풀린다. 어쨌든 무의식 속에 질기게 횡포를 부리던 '교사의 잔소리'를 바탕으로 우리는 삶에 힘을 보태기도 하고 긍정적 자아를 만들어 온 것은 틀림이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