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교위는 대학원 수준에서 중등교원을 준비시키는 안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많은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득보다는 실이 더 커서 결국은 또다른 혼란과 낭비만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들어 새교위 안의 문제점을 분석해 본다.
첫째, '교원전문대학원'안에는 교직 지원자의 수익률 저하 문제 해소 방안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장기적으로는 교사의 질이 떨어지는 정반대의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학부 수준에서 교사교육을 마치고 교사가 되어도 비용-효과면에서 다른 전문직종에 훨씬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대학원 수준에서 교원교육을 실시할 경우 그 수익률은 더욱 떨어지게 될 것이고, 수익률이 떨어지면 지원자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것을 막기 어렵다. 따라서 학위 수준에 걸맞는 교사 급여 체계 도입, 준비 비용 감소를 위한 지원금 마련 등 교직 지원자의 수익률을 유지시키는 보완책을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둘째, 이 안은 초등교사를 다시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로 내모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할 수 있는 전문가로서의 교원을 양성한다'는 취지를 중등교사로 국한하고 있는 것은 초등교직을 이해하지 못한 소치이다. 경영학자인 드럭커(Drucker)도 최근의 저서 '21세기 지식 경영'에서 초등교사의 중요성을 인식한 국가가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새교위 위원들이 초등 교직 차별적 사고를 하는 것이 안타깝다. 만일 이 제도가 정착되면 초등교사 지원자의 질은 상대적·절대적으로 낮아지게 될 것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우리 나라 교육 자체의 효율성과 효과성 저하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초등과 중등 교원교육의 수직적 통합이 아니라 수평적 연계가 되도록 안을 수정하기 바란다.
셋째, 이 안은 현존의 사립 사범대학의 문제 해결에 대해 방관적이며 낙관론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범대학의 일반 대학 전환 유도는 그동안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기존 사대가 교육전문대학원 입시 준비 기관으로 살아 남아야 하거나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서 또다른 충돌과 낭비가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립대학의 문제를 방관하거나 낙관하지 말고, 이를 껴안고 가는, 그리고 설득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넷째, 이 안은 교육전문대학원의 질 관리에 대해 너무 확신하고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기존 교육대학원의 질 관리에서 실패했던 정부가 새로운 대학원의 질 관리를 잘 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특별한 예산지원이 없이 국가가 기준을 제시하면 처음에는 시늉을 내다가 나중에는 부실화된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세계적으로 교사교육기관은 종합대 내에서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교원전문대학원이라는 간판을 걸어주고 국가가 평가를 한다고 해서 그러한 지위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이 경우 종합대는 교육비 이상의 등록금을 받으려고 하거나, 운영의 효율성이라는 이름하에 국가가 제시한 규정의 안팎에서 각종 편법 운영을 자행하려 들 것이고 이는 다시 교원교육의 부실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다섯째, '열린 교원교육을 지향'한다는 이 안이 닫힌 교원교육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는 것은 자체 모순적이다. 새교위 주장과 달리 이미 일반 대학 출신자도 해당 교육대학원을 나오면 교사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열린 교원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그런데 이를 명분으로 삼아 교원전문대학원을 통해 120 퍼센트만 길러내는 폐쇄형으로 가겠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에서 과연 타당한 것인가, 그리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자못 의심스럽다. 중등은 이미 취하고 있는 다원화된 모형의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가는 것이 시대의 흐름에 더 맞을 것이다.
따라서 질높은 교원교육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여 매 4년마다 엄격한 평가를 통해 희망하는 기관에 대해 교원전문대학원 인정 및 유지 여부를 결정하고, 교원전문대학원으로 인정받은 대학원에는 상응하는 지원과 졸업생에 대한 가산점을 부여하는 쪽으로 약간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겠다. 굳이 새로운 제도로 도입하고자 할 경우에도 먼저 지역별로 한 개 정도의 소규모 대학원을 선택하여 2∼4년 정도 시범 운영을 해보고 장단점을 충분히 분석한 후에 확대 여부를 결정하여도 전혀 늦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의 교육개혁은 서두르는 것을 고치는 것이 그 목표가 되어야 할 때가 되었다. 박남기 미 피츠버그대 교환교수·광주교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