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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고교교과 개편안 각계 요구 '절충'

교육인적자원부의 제7차 초ㆍ중등 교육과정 개정안 가운데 가장 큰 쟁점이 됐던 선택과목군 조정 문제가 현행 5개 과목군에서 6개로 확대하는 쪽으로 결론났다.

당초 선택과목군을 5개에서 7개로 늘리기로 했다가 학생,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교육부가 고민 끝에 이들의 의견을 일부 수용해 '절충안'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학습부담을 가중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큰 반발을 샀던 예ㆍ체능 과목군 분리 방침은 고수하고 과학ㆍ기술군만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교과과정 개편을 둘러싼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선택과목군 어떻게 바뀌나 = 교육부가 지난달 12일 공청회에서 밝힌 시안은 현재 5개인 고교 2~3학년의 선택과목군을 2012년(고교 2학년)과 2013년(고교 3학년)부터 7개로 늘린다는 것이었다.

인문ㆍ사회군(국어 도덕 사회), 과학ㆍ기술군(수학 과학 기술 가정), 예ㆍ체능군(체육 음악 미술), 외국어군(외국어), 교양군(한문 교련 교양) 등 5개 가운데 과학ㆍ기술군을 수학ㆍ과학군, 기술ㆍ가정군으로, 예ㆍ체능군을 체육군, 음악ㆍ미술군으로 각각 분리해 모두 7개 과목군으로 확대한다는 것.

과목군별로 1~2과목 이상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돼 있어 학생들이 필수로 들어야 할 과목은 현행 6과목 이상에서 8과목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학생, 학부모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급기야 교육부는 선택과목군을 5개에서 6개로 1개 늘리는 '절충안'을 다시 마련해 이날 확정안으로 발표했다.

과학ㆍ기술군은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예ㆍ체능군만 체육군, 음악ㆍ미술군으로 분리한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이 이수해야 할 필수과목 수는 현재 6개에서 7개로 1과목 늘어난다.

교육부 박제윤 교육과정정책과장은 "입시위주의 편중 선택을 방지하고 조화로운 인성 교육을 위해 고교 2,3학년에서도 체육, 음악, 미술을 분리해 각각 1과목 이상은 이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과학ㆍ역사 교육 강화 = 확정된 개정안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과학ㆍ역사 교육 강화다.

고등학교 1학년의 과학 수업시간을 주당 3시간에서 4시간으로 1시간 늘리기로 했다. 6차 교육과정에서 주당 4시간이던 과학 수업시간을 7차 개편 때 3시간으로 줄였다가 이번에 복원시킨 것이다.

세계화 시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과학적 기초 소양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중ㆍ고교 사회과목 안에 포함돼 있는 국사와 세계사를 '역사'로 통합해 별도 과목으로 독립시키고 선택과목으로 '동아시아사'를 신설키로 한 부분도 주목된다.

고등학교 1학년의 역사과목 수업시간은 주당 2시간에서 3시간으로 1시간 늘렸다.

교육부는 "주변국의 역사왜곡에 대응하고 국제화 시대에 적합한 역사 교육을 위해 역사 과목 독립, 수업시간 확대를 이번 개정안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주5일제 월 2회 실시에 따라 수업시간도 일부 조정했다.

수업시간을 연간 34시간(주당 1시간) 범위 내에서 학교급별로 자율적으로 감축하도록 하되 특별활동과 창의적 재량활동이 축소되지 않도록 초등학교와 고교 2~3학년은 학교 자율로 교과에서, 중1~고1은 재량활동 중 교과와 성격이 유사한 교과재량활동에서 감축하도록 했다.

◇ '어정쩡한 결론'…여진 계속될 듯 = 선택과목군 조정과 관련해서는 고민 끝에 '절충안'을 내놨지만 정작 가장 큰 논란이 됐던 '예ㆍ체능군 분리'를 강행키로 한 만큼 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입시교육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고교 2~3학년 과정에서 예ㆍ체능 필수과목을 늘림으로써 가뜩이나 무거운 학습부담을 가중한다는 것이 학생, 학부모들의 가장 큰 불만이기 때문이다.

과학ㆍ기술군은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두기로 한 데 대해서는 그동안 과학교육 강화를 주장해 온 과학계의 저항도 예상된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최미숙 상임대표는 "예ㆍ체능군 분리로 학생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건 여전하다"며 "결국 선택과목군 조정이 교사들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밖엔 생각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측은 "선택과목군이 늘어나긴 하지만 학생들이 이수하게 될 전체 수업단위(학점)는 그대로인 만큼 추가 부담은 없을 것이다. 예ㆍ체능 과목은 평가방법을 개선해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당초 소신을 지키지 못하고 여론에 떼밀려 '어정쩡한 타협안'을 내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교조 정애순 대변인은 "교육부가 명확한 입장을 세우지 못하고 비판에 밀려 타협안을 내놓은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교육과정 개정안의 전체적 문제점이 해결되진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선택과목군 문제와 별도로 이번 교육과정 개정안 심의과정의 문제점도 계속 제기되고 있어 이에 따른 진통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례로 교육과정심의회 운영위원 및 교과별 심의위원으로 활동한 교사, 교수 40여명이 이번 개정안이 정당한 심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결정됐다며 그대로 고시될 경우 '무효투쟁'에 나서겠다고 교육부를 '압박'하고 있다.

사회과 교사들은 통합사회에서 지리, 일반사회 과목을 독립시켜달라는 자신들의 요구가 이번 개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차제에 교육과정 심의과정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학교현장의 의견을 좀 더 반영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종서 교육부 차관은 "사회과 교사 등의 요구를 수용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앞으로 초ㆍ중등교과과정 개편 때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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