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 `한국의 집'에서 한국교원문화재연수라는 직무연수를 받은 적이 있다. 서울, 경기 지역에서 140명의 교사가 모여 하루 6시간씩 땀흘린 연수였다. 그런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수업이 시작되자 어디선가 짜증스런 휴대 전화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 것이다. 순간 다른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전화를 확인하느라 부산했다. 물론 나는 휴대전화를 항상 진동으로 사용하고 있고, 이번 연수처럼 진동도 소음이 되는 경우엔 꺼놓은 습관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습관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첫 휴대전화 벨이 울린 후 매 30분마다 서로 다른 종류의 벨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내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휴대전화 소리는 첫날부터 10일간 계속됐다. 정말 화가 났다. 그래서 연수 관계자에게 제발 안내방송 좀 하시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그 분은 "그런 걸 꼭 방송해야 압니까"라며 한심하다는 듯 말하고 강의 전에 간곡한 안내방송을 했다. 결국 방송이 있던 그 2시간의 강의를 제외하고 나머지 58시간 동안 휴대전화 소리는 계속 울려댔다. 그 분들 중에는 의자 밑으로 거의 기어 들어가서까지 강의 중에 소곤소곤 받거나 후다닥 뛰어나가며 받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급한 사정이 있으니까 그랬겠지만 과연 그 분들이 자기 수업시간에 학생이 그렇게 하면 가만 놔둘까 의구심이 들었다. 정말 창피한 일이었다. 초등학교 아들 녀석에게는 담임선생님이 수업도중 휴대전화가 울리면 `잠깐만'하며 복도로 나가 전화를 받느라 학급이 아수라장이 된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나는 이 세상 누구도 내 수업을 방해할 수 없고 학생도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일로 인해 수업 또는 강의가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 학부모들이 `애들이 선생님들 보고 배운 거 아닙니까'라고 따진다면 뭐라고 대답할 지…. 각종 언론에서는 요즘 대한민국 전체 학교가 무너지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그것은 일부 기자의 좁은 소견일 뿐이다. 분명 교실내의 문제는 교사 스스로 해결할 문제이며 교사는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성장한 아이들을 바르게 지도할 의무와 권리를 부여받았다. 자기권리를 주장하기에 앞서 의무를 다했는지 돌아볼 줄 아는 현명한 교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최성후·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