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의 명문 대전고(교장 송윤현)가 22일로 개교 90주년을 맞는다. 1917년 개교한 대전고는 올해 86회까지 3만432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박원석 전 공참총장, 김규태 전 금풍실업회장, 나웅배 전 경제부총리, 송자 대교회장, 심대평 국민중심당 국회의원 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대전고 출신이다.
정․재․군․의료․학․언론․문화계 등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유수한 인재를 길러 낸 대전고는 1979년 평준화 이후 신도심권으로 우수학생이 이동하면서 한때 어려움도 겪었으나, 최근 동문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토대로 명문대 진학률이 크게 오르는 등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91명 교직원의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교육활동과 동문들의 아낌없는 지원이 어우러져 대전고의 부활을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고에는 ‘한모생활관’으로 불리는 기숙사가 있다. 일반계고의 기숙사 운영은 전국적으로도 몇 안 되는 이례적인 경우. 4인 1실의 방 34개, 자습실 11개, 컴퓨터실, 체력단련실, 샤워실과 각종 편의시설 등 최적의 학습 환경을 자랑한다.
기숙사는 2001년 (주)부영 이중근 회장이 준공하여 기증한 우정학사와 동문인 (주)계룡건설산업 이인구 명예회장(31회)이 2006년 준공하여 기증한 계룡학사로 이뤄져 있다. 입사 희망자 가운데 성적순으로 선발된 128명(1학년 40명, 2~3학년 각 44명)이 생활한다. 동문들은 이들과 ‘일대일 후원 결연’을 맺고, 매년 1인당 16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한편 멘토 역할까지 한다.
학생의 희망 진로와 연관된 계통에 근무하는 동문들의 아낌없는 지원과 조언이 학생들의 성적향상과 인성함양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물론 가정생활을 뒤로 한 교사들의 열정도 빼놓을 수 없다. 노종진 사감부장은 “5명의 사감교사들이 교대로 학생들과 함께 기숙생활을 하기 때문에 1년에 70일은 집에 들어가지 못하지만 사명감 하나로 버틴다”고 말했다.
대전고는 2억 원에 달하는 일대일 결연 장학금 외에 파루장학금, 지산장학금, 조태영장학금, 대능장학문화재단장학금 등 동문들의 장학금이 풍성하다. 지난해의 경우 동문 장학금을 포함한 장학금 총 규모는 2억3909만원으로 174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이 돌아갔다.
총동창회(회장 김각영․전 검찰총장․41회)는 “국가와 지역발전에 앞장서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인재를 키우는 일에 동문들이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며 “모교에 대한 지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총동창회는 19일 모교와 대전시 일원에서 개교 90주년 기념행사를 갖는다. 만남의 장, 축하행진, 미술전, 학부모 홍보전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