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도 용인 경기도국악당 앞뜰에 큰 장이 섰다. 이름 하여 난치병 어린이를 돕기 위한 벼룩시장 ‘힘내라 친구야’.
‘김가네 잡동사니’, ‘천사의 선물’, ‘쌍둥이네 집’ 등 손으로 쓴 간판 아래로 집에서 쓰던 학용품이나 한 번 보고 이제는 잘 읽지 않는 책, 작아서 못 입게 된 옷가지들이 여기저기에 펼쳐졌다. 아이들이 손님을 부르기도 하고, 흥정도 하면서 국악당 마당과 주차장은 이내 그럴싸한 장터가 됐다.
경기도보건교사회, KT수도권남부본부, (사)정다우리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경기도교육청, 경기교총, 용인시, 용인교육청, 어린이경제신문 등이 후원한 이 날 행사는 올해가 벌써 3회째. 2005년 성남 분당을 시작으로 지난 해 수원에 이어 올해는 용인까지 온 것이다.
행사에 참가했던 900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가져온 물건을 다 팔기도 하고 못 판 물건들을 다시 챙겨가기도 했지만 다들 본부석으로 와 수익금의 전액 또는 일정액을 난치병 어린이를 위한 기금으로 냈다.
용인 구갈중 김영철 학생은 “집에서 안 쓰던 물건과 함께 아끼던 책도 가져왔다”며 “수익금이 생기면 친구를 돕기 위해 전부 쓰자고 함께 온 친구들과 약속해 그대로 실천했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2005년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은 건강을 책임진 보건교사들이 난치병을 앓고 있는 학생들을 보며 좀 더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자 아이디어를 모은 끝에 KT, (사)정다우리 등과 함께 기획해 활성화 시켰다. 장소섭외, 행사안전, 후원기업 선정 등 어려운 과정들이 많았지만 ‘제자사랑’의 마음으로 극복했다는 것이 경기도보건교사회 측의 설명이다.
지난 2년간 20여명의 난치병 학생을 후원하며 도내에서는 이미 유명한 제자·친구 돕기로 자리매김한 ‘힘내라 친구야’는 올해 행사에서도 4000여만의 기금이 조성 돼 소아암을 앓고 있는 이소연 학생(가명·15)과 선천성간경화 환자 최민호(가명·13) 학생 등 도내 11명의 난치병 학우들을 도울 수 있게 됐다.
김서중 경기도보건교사회장은 “학교에서 백혈병, 소아암 등 난치병으로 고통 받는 학생들이 자칫 웃음을 잃어버릴까 걱정이 많이 됐다”며 “이러한 행사를 통해 어려움이 많은 학생들에게 선생님과 친구들의 마음과 사랑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건교사회와 함께 행사를 주최한 KT수도권남부본부는 “미래사회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참여해준 학생과 학부모에게 감사한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주최 측은 앞으로 학생의 안전과 장소 등을 고려해 도내 지역을 순회하며 ‘힘내라 친구야’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