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한 소규모학교가 이동식 수업을 통해 복식학급 문제를 해결하고 있어 농어촌 학교 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화제의 현장은 경북 청도군. 청도지역은 전체 15개 초등학교 중 절반이 넘는 8개 학교가 학년 당 학생 수가 7명 이하인 이른바 소규모학교다. 소규모 학교의 경우 2개 학년을 같은 시간 한 교실에 편성, 한 선생님으로부터 수업을 받도록 하고 있어 수업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교사의 부담이 가중되는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도교육청이 내놓은 해법은 소규모 학교 간 이동수업. 소규모학교의 학생들을 모아 적정한 학생 수를 확보한 뒤 일반학급의 수업을 적용토록 한 것이다. 2005년 말 기획당시에 이동수업에 따른 위험부담과 학생들의 적응이 문제로 지적됐으나 교육청은 학습권 보장과 기초·기본학력 정착을 위해 과감한 시도를 결정했다.
2006년 방지초와 문명분교간의 시범운영과정에서 우려했던 문제가 시행초기 일부 나타났으나 공동체육대회, 홈페이지 대화방 운영, 교원통합연수 등을 통해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면서 안정적으로 정착됐다. 현재 이동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소규모학교는 매전초와 유전초, 칠곡초와 남성현초 등 6개교로 190여 명의 학생이 참가하고 있다.
학교별 특성이나 지역여건, 학부모선호도 등에 따라 ‘주 3~4일 종일이동수업 후 1~2일 본교수업’이나 ‘오전 이동수업 오후 본교수업’ 등 운영방법에는 학교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6개교 모두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이 좋다. 또 일부 학교에서는 방과 후 학교까지 공동으로 운영할 정도로 활성화 돼 있다.
매전초 전혜진 학생은 “다른 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는다고 해서 처음에는 떨렸지만 지금은 새로운 친구들이 많아 오히려 유전초에 가서 수업하는 날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또 방지초 학부모 이금순 씨는 “그동안 한 교실에서 다른 학년과 수업을 해 수업의 질이 낮아질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동수업을 통해 알차게 공부할 수 있게 돼 만족 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동수업을 통한 복식학급 해소를 2007년 특색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도교육청은 이 사업을 탄력적 교과과정 운영의 모범사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배식 교육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학생, 학부모가 전폭적으로 지지해줘 실현될 수 있었다”며 “현재 지역 학교들이 학생 수 감소 등으로 어려운 현실 속에 있지만 공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활로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