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중·고생을 대상으로 여는 '전국 수학·과학경시대회'(교육부 주최, 서울대 주관)를 앞두고 예고없이 생물, 지구과학을 추가하고 환경경시대회를 신설해 참가예정 학생과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서울 S 과학고 등은 이들 과목에 대한 준비를 연초부터 해 와 정보유출의 의혹을 제기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높다.
교육부는 지난 13일 일선 학교에 '과학경시대회의 시험과목을 물리, 화학 2과목에서 생물, 지구과학 등 4과목으로 늘리고 환경경시대회를 따로 신설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3월초만해도 기존 방식대로 경시대회를 치른다고 설명한 교육부가 한 달만에 방침을 번복된 것.
이에따라 5월29일 시·도교육청 대회를 앞둔 중·고교는 후보 학생들을 새로 선발하고 출제경향을 예측하느라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D과학고의 한 학부모는 "시·도대회 한 달전에 계획을 변경하는 행정은 우리나라 교육부만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번 일을 두고 서울대의 입김이 작용했다느니 모과학고에만 정보가 미리 유출됐다느니 하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서울대는 9월초부터 경시대회 동상 이상 입상자를 대상으로 학교장 추천전형에 들어가기 때문에 학생, 학부모의 관심이 높다. 또 서울 Y중 과학주임은 "서울의 경우 환경과목을 가르치는 학교가 10개교에 불과한데 아무 예고없이 환경경시대회를 신설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경시대회 성적은 과학고 입학이나 대학입시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신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요즘 교육부는 "당장 계획을 취소하라" "어떻게 그런 주먹구구식 행정을 펴느냐"는 학부모들의 항의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예고기간 없이 과목을 추가한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이전부터 경시대회 정상화를 위해 과목수 변경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21일 전국 중학교에 '경시대회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고 추후 계획을 시달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고교는 학교장 추천제가 9월초부터 시작돼 8월5일∼6일에 실시키로 했다. 과학고의 한 교장은 "교육부의 깜짝행정 때문에 학교, 학생, 학부모 모두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 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