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앞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 H고 N교사의 이른바 ‘엽기 성범죄’ 사건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등 8개 학부모단체는 5일 전교조 서울지부를 방문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전교조와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전모를 밝히자고 제안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분명한 입장을 요구했다.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은 공동조사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에 거짓이 있다면 조직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학부모단체는 지난달 30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은 수많은 증인과 목격자, 나아가 경찰이 있는 장소에서 행한 명백한 범죄행위이고, 현행범으로 현장에서 체포된 사건”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교조는 그 행위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대법원의 최종판결까지는 무죄를 추정한다는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의 문제제기가 마치 가벼운 노상방뇨를 엽기적인 공개 자위행위로 호도하고, 나아가 학내비리를 고발한 교사를 재단이나 학교와 짜고 탄압하는 것으로 규탄했다”며 “우리는 전교조의 이러한 성명이 ‘집단 이기주의의 극치’이자 ‘전교조 조직의 한계’를 보여준 사건으로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과학교를위한학부모연합’ 등 3개 학부모단체는 지난달 22일에도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H고 전교조 분회장 출신 N교사를 즉각 징계하고 교육현장에서 격리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날 학부모들에 따르면 N교사는 지난 3월 23일 밤 서울 은평구 노상에서 김 모(17)군 등 남녀학생 9명 앞에서 자신의 바지 지퍼를 내리고 성기를 꺼내 자위행위를 했다. N교사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노상방뇨였다며 혐의를 부인, 귀가 조치됐으나 20m 가량 걸어가다 경찰관 및 학생들을 향해 다시 10여 분 간 자위행위를 하다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와 관련 서울서부경찰서와 서부지방검찰청은 같은 달 26일과 30일 서울시교육감에게 공무원범죄 수사개시와 공무원범죄 처분결과를 각각 통보했다. N교사는 역시 같은 달 30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공연음란)로 벌금 50만원에 약식 기소됐으나 자위행위 사실을 부인하고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한편 전교조 서울지부는 지난달 22일 ‘우익단체와 보수언론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이 교사가 소속된 H고는 과거 내부고발자의 비리제보로 학교비리가 드러나 관선이사가 파견되는 등 장기간의 학내분규를 겪은 바 있으며 해당 교사는 당시 비리제보를 적극 주도한 교사 가운데 한 명으로, 그 후 재단 측으로부터 유무형의 압력과 회유에 시달려 왔다”며 “그런 가운데 최근 관선이사 임기가 만료되어 옛 재단이 복귀하면서 이번 사건이 터졌음을 상기할 때, 우리는 옛 재단이 비리고발 교사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이 사건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또 “해당 교사가 노상방뇨는 인정했지만 자위행위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며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혐의사실을 공표하여 한 교육자의 인권과 명예를 무참히 짓밟은 일부 우익단체와 보수언론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등 그에 따른 모든 민․형사상의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