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권한을 16개 시·도교육청으로 대폭 이양시키겠다는 대통령직 인수위 발표에 대해 시·도교육청들은 공식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자격으로 “초·중등교육 업무를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겠다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방침을 적극 환영한다”면서 “지자체의 자율성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이고 대부분의 시·도교육청이 이번 방침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특히 자립형 사립고와 특수목적고 설립 권한 이양에 대해서 크게 반기고 있다. 시교육청은 “그동안 번번이 좌절된 서울과학고의 과학영재학교 전환과 국제중, 뉴타운 자립형사립고 설립 등을 빠른 시일 내에 이뤄낼 것”이라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2010학년도부터 서울지역에 자립형 사립고가 구별로 1개씩 총 25개가 세워질 것’이라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이명박 당선인의 ‘자사고 100개 설립’ 교육공약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학교의 정확한 설립 숫자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 권한이양대응 태스크포스팀(TF)까지 꾸린 상태. 정동훈 기획관리실장이 팀장을 맡았으며 기획관리실을 중심으로 한 각 분야 교육청 간부 20여명으로 팀이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 교육감은 “TF에서 준비하는 안은 서울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각 교육청이 넘겨받을 업무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면서 “전반적인 내용은 25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도 7일자로 TF팀을 구성, 6개 분야에 64명을 배치했으며 경북도교육청도 조만간 팀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발빠른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인수위 보고가 끝난 상태도 아니고 관련 법령 정비 등 남은 절차가 많은데 교육청들이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시·도교육청들은 “인수위 보고는 보고사항일 뿐 무엇이 얼마나 시·도로 이양될지는 아무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 최종 결정된 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권한이양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전남도교육청은 “국고지원율이 90% 가까운 상황에서 혹시 교육여건이 더 나빠질까 우려된다”면서 “소규모학교가 많은 지역특성 등을 감안하지 않고 동일한 잣대를 댄다면 지방은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외고 설립을 희망해온 광주시교육청 역시 “우수한 학생들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자립형사립고나 특목고 설립에 대한 권한이 이양되는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재정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교육청들은 모두 같은 입장일 것”이라며 “제도적 뒷받침 없이 시·도교육청 자율에만 맡긴다면 오히려 지역교육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